[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윤석열정권의 ‘호위무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습니다. 윤정부의 장관급 인사 중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 탄핵 대상이 된 셈입니다.
앞서 이 전 방통위원장의 경우 이명박(MB)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으면서 ‘방송장악 기술자’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최시중 초대 방통위원장으로부터 시작된 방통위의 ‘언론 길들이기 시도’가 부활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이 전 방통위원장의 후임인 김홍일 방통위원장도 비슷한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김 방통위원장은 야권으로부터 거취 압박을 받으면서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임 선임 계획안을 기습 의결했습니다. 그러자 윤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MBC를 점령하기 위한 ‘비밀 군사작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방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방문진과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임원 선임 계획안을 의결했습니다. 방통위 전체회의는 통상 수요일에 열리는데요. 금요일인 이날 개최된 전체회의는 전날인 27일 오후 9시경 문자로 회의 개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이 참석했으며 공영방송 3사 임원 선임 계획안은 이의 없이 의결됐습니다.
해당 계획안이 의결됨에 따라 8월 1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방문진 이사 9인과 감사 1인에 대한 공모 절차가 오는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현재 방문진 이사는 지난 2021년 8월 문재인정부가 임명했는데요. 방문진은 MBC 사장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통위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과천청부청사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여당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뻔한데도, 문재인정부 시절 방송장악 시나리오 등을 근거로 구성된 현재의 MBC 방문진 체제를 무한 연장하겠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불법 2인 체제와 위원장 권한을 남용해 방송장악의 마지막 보루인 MBC를 장악하려 한다”라며 맞불을 놨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방송 장악의 화신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똑똑히 새기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008년 3월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연임까지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당정협의회에 참여하면서 ‘MB 아바타’로 불리는 등 독립기구인 방통위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면서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결국 2기 방통위원장 취임 이후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이 전 방통위원장 역시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 후 자진 사퇴한 바 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