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취임 2주년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벌써 대권을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에게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전날(6월30일)에도 높은 곳을 향하는 게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임해서 일에 매진하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차별 없이 누리는 일상혁명으로 불평등을 해소하하고, 서울시의 정책을 대한민국의 뉴노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1일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권 도전과 서울시장 5선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이 변수인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서울시장을 하라고 뽑았는데 임기 반환점을 넘은 시점에 벌써 대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됩니다. 그러나 당장 대권에 욕심을 내기보다 시정에 전념, 성과를 내고 유권자의 인정부터 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걸로 풀이됩니다.
앞서 오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더 '높은 곳'을 향하여가 아니라 시민 일상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일에 매진하며 더욱 '낮은 곳'으로 임하려 한다"는 글을 올린 바도 있습니다.
오 시장은 '이명박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과 같이 두드러지는 정책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만들어지는 소소한 변화가 청계천 변화보다 더 가치 있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면서 "'당신의 청계천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늘 받는데, 저는 오히려 100만명이 이용한 손목닥터9988이 청계천만 못한가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아울러 오 시장은 정부의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비판한 여당 인사들에게 처신을 주문한 일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여당의 중진으로서 세상을 향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낼 필요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전화를 걸 수 있는 사이끼리는, 혹은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주 용이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렇게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겠느냐"고 답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19일 정부는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상품에 대한 해외 직구 금지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곧장 국민적 논란이 불거졌고,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부 정책에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오 시장은 SNS에서 여당 내부의 반발을 지목,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오 시장은 여당의 대척점에 선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안심소득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을 비교하는 질문을 받자 "(기본소득은) 궤변 중에 백미"라며 "돈 많은 사람, 많이 버는 사람에게 더 내놓으라는 얘기밖에 더 되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금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분을 더 도와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정책 우수성이나 효과성, 가성비를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것과 관련해선 "비전과 품격의 당대표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면서 "약자와의 동행을 국민의힘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분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