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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새 회계 기준인 IFRS17이 적용된 지 1년이 지나고 고금리 환경이 점차 완화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해는 회계 제도 불확실성 탓에 보험사 M&A가 0건이었다. 올해는 특히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에 나서면서 후발 주자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 외국계 보험사 인수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국내 보험사 외에 외국계도 M&A 대상으로 주요하게 언급된다. 외국계 보험사는 최대주주 격인 글로벌 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여지가 있는 만큼 잠재적 매물로 꼽힌다. 특히 주목되는 곳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과 AXA손해보험(악사손보)이다. 이들 보험사는 실제 M&A가 추진된 바 있고, 국내 금융사와 지분구조나 과거 협력 사례 등으로 얽혀있어서 시장 관심이 특히 높다.
관심 끊이지 않는 외국계…잠잠해진 카디프생명 매각
카디프생명은 프랑스 종합금융그룹 BNP파리바의 보험 자회사인 BNP파리바카디프 산하 한국 생명보험 법인이다. 지난 2002년 BNK파리바카디프와 신한금융(신한은행) 합작으로 만들어졌으며 지분율은 각각 85%, 15%다.
올 1분기 기준 총자산 2조8317억원 규모의 중소형 보험사로 BNP파리바카디프 영향에 따라 신용보험 부문에 강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 채널 활용도를 높이면서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다만 최근 수익성은 적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BNP파리바)
앞서 올 초에는 BNK금융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 곳과 손잡고 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BNK금융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BNK금융은 지난 2021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신사업 진출이 5년 동안(오는 2026년 10월까지) 막힌 상태다. SI 방식의 투자 계획도 이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통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진 실질적으로 보험사 인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감독원 제재 문제로 5년간 신사업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디프생명 건은 지분투자 등 다른 방식으로 해보려고 했던 것인데,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분율 15%를 갖고 있는 신한금융도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신한금융은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신한EZ손해보험으로 편입하면서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다만 생명보험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작사인 신한라이프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카디프생명 외형이 작아 뚜렷한 효과를 보기도 어려운 모양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가 이미 있고, 라이선스 문제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렇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나서면서 4대 금융지주의 생명보험사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졌다”라며 “금융지주가 추가적으로 다른 생명보험사를 가져갈 것 같지는 않고, 생명보험 라이선스가 필요한 곳이 아마 선택지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양과 ABL 인수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야 다른 보험사에도 시선이 갈 것으로 본다”라며 “다만 카디프생명의 보험영업 포트폴리오가 성장성과 수익성을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사진=악사손해보험)
지주사 전환 노리는 교보생명, 악사손보 가능성 예의주시
악사손보가 M&A 시장에서 잠재적 매물로 줄곧 언급되는 이유는 교보생명과의 인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보유하고 있던 교보자동차보험 지분을 지난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넘겼고, 이에 따라 교보AXA자동차보험이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2009년에는 지금의 악사손보로 사명이 변경됐다.
지난 2020년에는 악사손보 매각이 한차례 공식적으로 진행됐는데 당시 예비입찰에 교보생명만 참여한 바 있다. 이때는 가격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외에도 교보생명은 악사그룹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운영하는 등 양사의 특별한 비즈니스 관계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시장에서 교보생명과 악사그룹을 연관 지어 고려하는 이유다.
특히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 계열사로는
교보증권(030610),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교보자산신탁, 교보정보통신, 교보에이아이엠자산운용, 교보문고 등이 있다.
손해보험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은 금융지주도 감당하기 힘든 가격이며, 현재 본입찰에 글로벌 사모펀드 몇 곳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의 경우 사모펀드 두 곳을 대상으로 본입찰 과정을 진행 중이다.
그나마 감당 가능한 매물이 악사손보 정도라는 것이다. 악사손보는 지난 1분기 기준 총자산 9621억원 규모의 소형 보험사다. 자본총계 3618억원으로 다른 보험사 대비 외형이 작다. 그럼에도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자동차보험 외에 장기보험으로 다변화하면서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주사 전환은 내년 하반기가 목표고 그 과정에 손해보험사 인수 계획도 있는 것”이라며 “보험 사업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 매수가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매물은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