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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AH 협력센터 국제적 '명성'…예산·센터건물 '관건'
국제적 지위 획득했지만 이름만 '협력센터'
입력 : 2024-07-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협력센터 지위를 부여받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의 동물질병 진단 역량을 리드할 기회를 획득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한국의 협력센터가 전 세계에 수산·육상 동물 질병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을 공급하고 각국의 진단 역량 평가·질병 분석을 주력해야 하나 센터 운영에 필요한 소요 인력과 예산 확보가 최대 관건입니다. 특히 국제적 지정에도 WOAH 협력센터를 운영할 건물조차 없어 국제적 리더 역할 수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7일 농림수산 전문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수산·육상 동물 질병 진단에 사용하는 유전자 검출법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은 국내 수산·육상동물 보건산업 성장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적인 성과로 꼽힙니다.
 
 
지난 4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협력센터 지정 기념식에는 강도형 해수부 장관, 송미령 농림부 장관, 박민경 WOAH질병청정지위평가국장, 쿠기타 WOAH 아태지역 대표,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최정록 방역정책국장(대한민국 수석수의관) 등 관계자 130여명 참석했다. (사진=해양수산부)
 
그동안 동물 질병 검역의 리더 격은 주로 미국, 유럽 등이 주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각국은 여러 진단법 검사로 거짓양성, 거짓음성 등 진단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정확도와 신뢰도는 문제로 지목돼 왔습니다. 
 
예컨대 진단 오류인데도 질병이 있는 새우로 판별날 경우 검역을 통과할 수 없어 수출업체들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과원의 한 연구관이 개발한 우리나라의 수산·육상동물질병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은 다양한 질병의 진단 정확도 확인과 개선으로 진단 신뢰도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우리나라 개발 표준물질 사용을 통해 국제 표준으로서 도약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른 겁니다.
 
협력센터 지정과 표준물질 개발을 이끈 김형준 수과원 병리연구관은 "우리나라는 WOAH 표준실험실 밖에 없었으나 WOAH 협력센터 지정은 종합병원 설립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동물질병 표준물질 분야는 명확한 기준과 규정이 없었다"며 "우리나라가 그 표준을 제시한 것이고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수산·육상동물질병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을 보급 받고 유전자 진단검사에서 발생될 수 있는 진단오류(거짓양성, 거짓음성)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산·육상동물질병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을 세계 각국이 사용하고 국제 표준화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인력과 예산입니다.
 
관련 기관 내에서는 한국의 협력센터가 국제적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요인력으로 연구사, 사무국 운영 인력 등 총 4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유전자진단 표준물질 공급 및 기술지원으로 국제적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경우 규모에 따라 소요 인력은 더 필요할 전망입니다. 특히 운영 예산은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국제적 지위를 획득했으나 관련 예산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기관 안팎에서는 WOAH 협력센터 운영 신규 예산을 고려할 때 첫 1년간 7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무국 운영의 인건비, 장비 구축 및 유지 보수, 표준물질 개발 및 국제공동연구 등을 감안하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번번한 건물조차 없는 무늬만 협력센터라는 점은 가장 큰 난제입니다.
 
한 관계자는 "한국의 협력센터가 각국의 진단 역량을 평가하고 역량이 미진한 국가에 대해 문제점을 분석해 해결해 주는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한다. 국제적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유전자진단 표준물질 공급 및 기술지원으로 국내 진단분야의 전문성 제고와 국제적 진단 역량 강화에도 기여한다. 그럼에도 정작 예산은 없고 건물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7일 농림수산 전문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수산·육상 동물 질병 진단에 사용하는 유전자 검출법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은 국내 수산·육상동물 보건산업 성장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적인 성과로 꼽힌다. (출처=해양수산부)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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