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쪽방촌 거주자는 0.5평 쪽방에 살면서 혹한과 폭염에 무척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게다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지원금이 오르면 그만큼 월세가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근본적으로 거주환경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공개발에 나서게 된 배경입니다."
채현일 의원은 6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쪽방촌 문제에 관해 인터뷰를 하면서 "쪽방촌 공공개발을 할 때는 '여기서 쫓겨나면 더는 갈 곳이 없다'라는 쪽방촌 거주자들의 두려움과 생존권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며 "주민들을 만나 일일이 설득하면서 정책에 대해 신뢰를 주려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6월28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영등포 쪽방촌 공공재개발과 쪽방촌 문제 해결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채현일 민주당 의원실 제공)
채 의원은 2018년부터 4년간 영등포구청장을 역임했습니다. 영등포구엔 서울 5대 쪽방촌 중 하나인 영등포 쪽방촌이 있습니다. 채 의원은 영등포구청장 재직 때 쪽방촌 정비를 숙원사업으로 삼아 전국 최초로 쪽방촌 공공개발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해당 사업은 영등포구 쪽방촌 일대를 재정비,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고 쪽방촌 거주자와 시민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겁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영등포구가 협약을 체결해 공동 시행하고 있습니다. 22대 총선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채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를 맡았습니다. 쪽방촌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채 의원은 쪽방촌 공공재개발에 관해 "쪽방 거주자가 지금 사는 곳에서 쫓겨나지 않고, 평생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만들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 낸 것"이라며 "공공주택을 지어서 쪽방 거주자들에게 분양하고, 나머지 공간은 민간에 분양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공공재개발을 해놨더니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자본과 중산층의 유입으로 저소득층인 원주민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일이 없도록 정책에 신뢰를 주는 것이 공공과 국가의 역할"이라고도 했습니다.
채 의원에 따르면 쪽방촌은 쪽방 거주자와 건물주, 지원기관 등의 관계가 얽혀 입체적 구조를 형성한 공간입니다. 폭염에 대비하고자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해도 건물주가 전기요금을 걱정해서 에어컨을 안 틀거나, 전기요금을 월세에 반영하면 결국 거주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인 겁니다. 그렇지만 쪽방 거주자들은 다시 '노숙자'로 밀려날까 봐 건물주의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쪽방촌을 재개발을 하면 쪽방에서 쫓겨나 노숙자 신세가 될까 두려워 쪽방촌을 공공개발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겁니다.
이에 채 의원은 공공일자리 마련 등 사회복지 지원정책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채 의원은 "구청장 시절 쪽방촌 거주자들을 정기적으로 채용했었는데 근로 의지가 약한 분들도 있지만, 돈을 벌어 쪽방에서 독립한 분들도 있었다"면서 "행정 방향을 잡고 의지를 통해 실행력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6월28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영등포 쪽방촌 공공재개발과 쪽방촌 문제 해결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채현일 민주당 의원실 제공)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