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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미래차 특별법' 시행
10일 시행, 구체적인 지원방안 제시 안해
입력 : 2024-07-09 오후 3:20:57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을 돕는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래차 특별법)'이 시행됩니다.
 
전기차는 물론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선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산업의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하는 만큼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데요. 하지만 정작 부품업계에선 "알맹이가 없어 법이 시행되더라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합니다.
 
로보틱스 기술로 모든 사물이 자유롭게 스스로 움직이는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 가상도.(사진=현대차그룹)
 
9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차 특별법은 오는 10일 시행됩니다. 지난 1월 제정된 지 6개월 만입니다.
 
법 시행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차부품 전문기업 지원을 위한 재정을 확보해 2027년까지 전문기업 100개를 지정·육성하고 부품기업 1000개가 미래차부품 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미래차 특별법은 내연기관 중심의 국내 자동차 부품 생태계를 전기차·자율주행차·수소차 등 미래차에 맞춰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입니다. 특히 미래차 시대 핵심적 역할을 수행 소프트웨어(SW)를 미래차 기술로 명확화하고 △미래차 기술개발·사업화·표준화 등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 △부품기업·완성차, 중소·중견·대기업 간 협업 생태계 조성 △미래차 산업의 국내 투자촉진 및 공급망 강화 특례 규정 등이 포함됐습니다.
 
3년간 국회에 계류돼 있다 지난 1월 제정되면서 완성차 업체와 달리 규모가 작아 전동화 전환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 부품업계에서는 한숨을 돌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환영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법안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인데요. 지원 근거와 방법, 기본계획 수립 같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정책이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것입니다.
 
자동차부품 업계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의 노현승 실장은 "미래차 특별법은 쌍수 들고 환영한다"면서도 "법 테두리 안에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없다 보니 실질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차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포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일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설비·R&D 투자자금을 지원하는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출시했습니다. 투자 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시중 최저 수준의 금리로 17조원 규모의 대출을 해주는 게 골자인데요. 이처럼 부품업계도 이 같은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법에 담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사진=현대차그룹)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직 매출의 90% 이상을 내연기관차 부품에 의존하는 기업이 과반이다.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전용 부품 생산기업은 2.6%에 그칩니다. 2019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모터 등 관련 부품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됩니다. 또 국내 부품업체들은 현대차·기아에 내연기관 부품 납품 의존도가 높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전기차 부품 공급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자체가 배터리, 모터 빼면 시장자체가 크지 않다"며 "미래 아이템을 찾기가 가장 어렵고 찾았다 하더라도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을 해주느냐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래차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부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산업부가 5개년 사업으로 2020년말부터 추진해 온 미래차 현장인력 양성 사업이 지난해 말 폐지됐는데요. 전국 자동차학과를 개설한 전문대학을 거점 교육기관으로 활용해 현장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핵심인데 지난해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한데다 해당 사업의 주관 부처가 고용노동부로 이관되면서 공중 분해됐습니다.
 
인력양성 사업을 주도한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래차 전문인력 양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부가 주먹구구 형태"라며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대학이나 기관이 거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래차 전환에 있어서 전문 인력 양성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만큼 정부가 점검을 해서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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