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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중개수수료 전격 인상…'모기업 리스크' 전이 우려
이국환 전 대표 사임 직후 모기업 DH COO 내정
입력 : 2024-07-11 오후 4:28:26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배달의민족이 다음달부터 외식업주에게 받는 중개 수수료를 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수수료 인상을 발표하면서 업주 배달비 최대 900원 인하 등 당근책도 함께 내놓았지만, 외식업주들의 비판 목소리를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의 이 같은 행보는 독일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수익성 제고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이를 두고 플랫폼사업자와 외식업계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응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지난 5월 18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의민족은 지난 10일 오는 8월 9일부터 주문 중개에서 배달까지 수행하는 배민1플러스 중개 이용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해 왔으나 무료배달 등 배달 업계 출혈경쟁이 가속회되면서 설립 13년 만에 수수료 인상을 발표했는데요. 현재 주요 배달앱 중개 수수료의 경우 쿠팡이츠 9.8%, 요기요 12.5%입니다. 
 
다만 업주 부담 배달비는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인하하고 소규모 업주를 대상으로 정액 요금제 울트라콜 할인 제공에 나섰습니다. 수수료 인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피터얀 반데피트 임시대표는 “앱 개편을 통해 가게배달 업주는 더 많은 성장기회를 얻고, 고객은 최고의 할인과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배달의민족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상승한 6998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수익성 집중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작년에 7000억의 수익을 냈음에도 최근 포장 수수료 인상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라며 “1위 기업임에도 상생 노력을 다하지 않고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등 돈을 뽑아내는 데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발표 다음날인 11일 “배달앱의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에서 범정부적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배달의민족이 수익성 증가에 집중하는 원인으로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부채 부담이 꼽힙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본사인 딜리버리 히어로의 사정과 멤버십으로 엄청난 화력을 가진 쿠팡이츠 등 현지 사정이 엮이면서 수수료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일 이국환 대표의 사임 소식이 갑작스럽게 발표되면서 업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모기업 측으로부터 수수료 인상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이 전 대표 사임 직후 임시 대표를 맡은 반데피트는 딜리버리 히어로의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내왔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57억유로(약 8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요. 여기에 유럽연합(EU)의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4억3300만 유로(66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럽에서 벌금 내기 위해서 한국에서 돈 버는 것 아니냐” 등의 비판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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