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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1일 17: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전북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빨간 불이 켜졌다. 건전성 지표가 지속 악화하는 데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주력 수익 전망이 어둡다. 게다가 기업 대출마저도 부동산 비중이 크다. 최근 전국구 은행으로 거듭난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에 비해 경쟁력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전북은행(사진=전북은행)
연체율 급증하는데 대손충당금 줄어
11일 전북은행에 따르면 1분기 연체율은 1.19%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채권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0.78% 이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으나 지난해 말 0.69%에서 3개월 만에 0.5%p 급등했다. 연체율 급등은 가계대출 영향이 크다.
전북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은 2.18%다. 1년 전 1.73%와 비교해 0.45%p 벌어졌다. 기준금리 인상 이전인 지난 2022년 1분기 연체율 0.82%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기업 여신 연체율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올 1분기 기준 1.56%로 석달 만에 50%나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커졌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은행은 기업 등에 내어준 여신을 다섯 단계(정상·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로 분류해 건전성을 관리한다.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5%다. 전년 동기 대비 0.1%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은 1분기 기준 1644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3억6000만원이 증가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할 경우 13억1000만원이 늘었다. 추정손실 여신은 상각과 매각을 통해 처리했으나 고정여신과 회수의문 여신이 커진 탓이다. 고정여신은 전년 동기 대비 45억4000만원, 회수의문은 9억9000만원이 증가했고 추정손실여신은 37억4000만원 감소했다.
전북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서비스·기타 업종과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크다. 각각 올해 1분기 기준 대출 잔액은 9조6567억원, 부동산·임대업 4조5984억원이다.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각각 877억원, 387억원이다. 하지만 대손충당금 잔액은 줄어 지난해 말 2014억원에서 석달 새 1825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실채권(NPL) 커버리지비율도 151.5%에서 111%로 40.4%p 감소했다.
원화대출 감소…주 수입원 '비상'
건전성만큼은 아니지만 수익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당기순이익은 올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수입원인 이자수익 전망이 밝지 않고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아 리스크가 큰 편이다.
JB금융지주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반면 이자이익은 1591억원으로 같은 기간 1.7% 감소했다.
이자수익원인 원화대출 규모도 감소세다. 올 1분기 전북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7조1000억원으로 불과 석달 전에 비해 1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음수로 바뀐 후 소폭 성장을 거듭하다 1년 만인 올 1분기 0.9%나 하락했다.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 7억1000만원 감소한 영향이다.
다행인 점은 원화 대출 성장률 하락 원인이 가계대출에 국한됐다는 것이다. 올 1분기 전북은행 기업대출은 9조937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억9000만원 늘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9억8000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 대출 중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것은 위험하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돼 건전성 악화가 결국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은 타 지방은행과 달리 주력 지역의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약해 건설과 부동산, 서비스 업종이 기반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전북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44.3%가 부동산과 임대업, 건설업이 5.5%를 차지한다. 이들 업종 비중만 49.8%로 절반 정도다. 반면 제조업은 이 중 9%, 도소매업은 9.8%에 불과하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아이엠뱅크의 경우 기업 대출 중 부동산과 건설업 비중은 17.8%로 전북은행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IB토마토>는 전북은행에 건전성과 수익성 제고방안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