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동영상 콘텐츠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 속 네이버(
NAVER(035420))는 숏폼 플랫폼인 클립 활성화와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정식 서비스 론칭 등에 나서며 발 빠르게 전열을 다듬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와 함께 국내 플랫폼 기업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카카오(035720)는 종합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는데요. 오너의 사법리스크 재점화를 비롯해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 속 일각에선 카카오TV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동영상 콘텐츠 공략에 힘이 빠진 모습입니다.
지난 5월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17일 사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 강화의 일환으로 올해 3분기 중 네이버 회원이면 누구나 네이버TV에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기존 네이버TV는 다른 동영상 플랫폼에서 구독자 100명 이상을 보유해야 채널을 개설할 수 있었는데요. 지난 2012년 출시 이후 공중파 방송사 등 법인이 개설한 채널을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누구나 개인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유튜브와 대조적인 운영 방식을 고수해 플랫폼 활성화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 같은 채널 개설 조건을 백지화하고, 오픈 플랫폼 전환을 예고한 것입니다.
여기에 네이버는 ‘클립 크리에이터’를 대규모로 선발할 예정입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9일까지 ‘숏폼 판을 뒤집자’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2500명의 클립 크리에이터를 모집했는데요.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 기준을 충족하는 창작자에게 올 하반기 총 8억원 규모의 수익을 지급하는 등 창작자 수익 모델도 만들었습니다.
또 네이버는 어플 첫 화면 하단에 ‘클립’ 탭을 배치하는 등 접근성을 높여왔습니다. 그 결과 클립은 1월 대비 5월 일간 재생수 4배, 인당 재생수는 2배 증가했는데요. 네이버는 클립을 치지직과 연내 연동을 추진하면서 동영상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네이버의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 구축은 수익성에도 긍정적 효과를 끼쳤는데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네이버의 2분기 매출액 시장 기대치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2조6451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홈피드와 클립, 치지직 등 신규 서비스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의 동영상 콘텐츠 사업이 활로를 모색해가는 가운데, 카카오는 관련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015년 출시한 카카오TV는 현재 뉴스와 예능 등 일부 동영상 콘텐츠와 라이브 서비스만 남겨놓고 VOD(주문형비디오) 댓글 서비스와 별도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을 종료했습니다. 현재 PC나 모바일로만 접속할 수 있습니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카카오TV의 스트리밍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있다”라며 “댓글 서비스 종료의 경우 숏폼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1분 이내 짧은 영상 콘텐츠인 ‘숏폼’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다만 사진이나 숏폼을 24시간 노출한 뒤 사라지는 서비스인 카카오의 펑 역시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카카오의 숏폼 영상 콘텐츠 서비스 ‘오늘의 숏’은 개인 채널 개설 조건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한 네이버와 달리, 당분간 노선을 바꾸지 않고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카카오 관계자는 “파트너사를 선별해 수익을 나누고 콘텐츠를 받는 구조”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