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신유미 기자] 토스증권이 PC 버전 WTS(웹트레이딩시스템)를 정식 출시하고 사용자 편의성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작년 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 1분기에만 작년 이익 대비 8배 급증했습니다. 해외주식시장 수수료 4위를 기록 중인 토스증권의 성장세가 거침없습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암울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510억대 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급기야
카카오페이(377300)에 빌린 450억원 단기 운영자금을 장기로 돌려 숨통을 틔우는 모습입니다. 후발주자인 토스증권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핀테크 1호' 증권사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더 크고 더 자세히' 토스 WTS
19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기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WTS로 확장한 서비스인 토스증권 PC를 최근 정식 출시했습니다.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고 모바일과 PC의 실시간 연동으로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토스증권 PC 출시로 사용자 편의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로그인 없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초보 투자자에 필요한 기능이 최적화돼 있어 사실상 투자 포털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스증권은 WTS 출시로 사용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강화하며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인데요.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만 11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순이익(15억원)의 약 8배를 1개 분기만에 벌었습니다. 특히 해외주식거래 부문에서 약진하며 주요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상황에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지난 1분기 해외주식수수료 수익만 282억원을 기록해 미래에셋증권(560억원), 삼성증권(463억원), 키움증권(372억원)의 뒤를 잇는 4위에 안착했습니다. 5위가 한국투자증권(243억원)임을 감안하면 토스증권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실적이 악화일로입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1분기 1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분기 적자 뿐만 아니라 연간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1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던 2021년(170억원)에 이어 2022년엔 480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고, 작년에는 517억원의 적자를 시현했습니다.
반전 노리는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은 2020년 2월에 출범한 '핀테크 1호' 증권사란 타이틀을 보유 중인데요. 1년여 뒤인 2021년 3월 출범한 토스증권 보다 빠릅니다. 그럼에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지 못했는데요. 업계에선 초기 주력사업 선정에서 패착이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초기 개인 투자자를 겨냥한 주식 직접투자 보다 펀드 등 간접투자에 방점을 찍고 자산관리(WM) 사업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했는데요. 주력 분야가 다르다 보니 실제 MTS를 출시한 시점은 토스증권보다 1년 늦은 2022년에 이뤄졌습니다. 경쟁사인 토스증권 보다 뒤늦은 출시로 사실상 MTS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밀린 셈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식거래 투자자들은 한번 MTS를 선정해 이용하면 좀처럼 이동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면서 "실제 카카오페이증권 출범 이후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주식거래시스템 구축 문의가 초창기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시장 상황이 카카오페이증권 입장에선 주식거래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었던 적기였던 만큼 뒤늦은 MTS 출시는 아쉬운 대목으로 꼽힙니다. 2021년엔 동학개미운동이란 이름의 대규모 개인 매수가 유입되면서 코스피 상승률이 고점 기준 40%가 넘었던 해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 부문과 MTS 강화로 반전의 카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미국 주식 '데이마켓' 서비스 론칭, 펀드 라인업 확장, 적립식 투자 서비스 '주식 모으기' 서비스 개편 등 MTS 거래 환경을 개선하며 투자 서비스를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1분기 기준 예탁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고, 예탁자산 중 주식잔고는 2.5배, 예탁금은 1.7배 증가했습니다. 보유 중인 증권 계좌로 660만개로 집계됩니다.
특히 신호철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부사장) 출신입니다. 신 대표는 국내외 주식거래를 위한 MTS 거래 환경 고도화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미국주식 '데미마켓' 서비스를 론칭해 미국주식 거래시간을 하루 21.5시간 가능하도록 확대하며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가장 큰 제약 요소였던 거래시간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성남·신유미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