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하나증권이 손절한
넥스틸(092790) 주가가 급등하며 1만원대에 진입했습니다. 하나증권이 넥스틸 주식 매도로 떠안은 손실은 올해 기업공개(IPO)주관을 통해 번 수익의 2배에 달합니다.
넥스틸 최근 1년 주가추이(사진=뉴스토마토)
"팔지 말걸" 후회하는 하나증권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가가 반토막 났던 넥스틸은 올해 들어 40% 이상 급등해 1만원대를 기록 중입니다. 작년 첫 코스피시장 상장으로 주목받았지만, 상장 직후 6개월 이상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대규모 구주매출에 의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하나증권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 상장을 단독 주관하면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흥행 실패로 대량의 실권주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넥스틸의 공모가는 1만1500원이었지만, 하나증권은 넥스틸 주가가 7000원대로 바닥 수준이었던 작년 172만6885주를 주당 7489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고, 1만800주는 8005원에 장내매도해 총 130억원을 회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하나증권이 떠안은 손실은 약 70억원에 달합니다.
해당손실은 하나증권이 올해 IPO 주관을 통해 벌어들인 인수 대가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인데요. 올해 하나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해 인수대가로 받은 수수료는
HD현대(267250)마린솔루션 공동주관 5억9381만원, 하나33호스팩 3억원, 하나32호스팩 3억원, 하나31호스팩 3억원, 포스뱅크 11억1240만원, 에이피알 5억6850만원 등 약 32억원입니다.
투자자들 '어리둥절'
하나증권은 손실액을 확정한 이후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넥스틸에 대해 "피크아웃(정점 이후 하강국면) 우려로 주가가 과도하게 내렸지만, 수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저점에서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고 나서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코미디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하나증권 측은 "내부 규정에 따라 매수 매도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판단 미스는 아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하나증권 측은 IPO 실권주는 수익 목적이 아닌 정해진 기간 내 소진이 목표라고 해명합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각 증권사 내부 규정에 따라 보유 기간이 제한되며, 이는 트레이딩 부서와는 다른 규율 하에 관리된다"면서 "주가가 오를 경우 부수적인 수익 실현의 기회가 있지만, 대량의 실권주는 블록딜을 통해 장기 우량 펀드로 넘기는 방식으로 처리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하나증권은 펨트론 IPO를 통해 쏠쏠한 투자수익을 거둔바 있습니다. 2018년 9월 하나증권은 비상장사였던
펨트론(168360)의 상환전환우선주와 보통주에 약 22억원을 투자해 5%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투자 단가는 주당 3800원 수준이었죠.
2022년 11월 펨트론은 상장 후 주가가 급등했고, 하나증권은 2022년 말부터 약 700여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펨트론 지분 56만3709주를 장내에서 모두 처분해 약 81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평균 매도 단가는 주당 1만4000원으로, 투자 원금 대비 4배에 가까운 차익 실현이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