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전이 7월 마지막 주말에도 계속됐습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방송4법 중 세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시작됐습니다. 첫 타자로 반대 토론을 시작한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1시 8분부터 7시 44분까지 총 6시간 36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야권의 '방송4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자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첫 번째 필리버스터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이 지난 25일 상정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총 24시간 7분이 걸렸습니다. 방송법 개정안과 관련한 두 번째 필리버스터는 지난 26일 시작해 30시간 20분 만인 이날 새벽에 끝났습니다.
세 번째 필리버스터는 29일 오전 8시 경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주당은 방송4법의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이로부터 24시간쯤 지난 뒤 처리할 방침입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동의로 강제 종료가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방송4법은 오는 30일 오전쯤 모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이 통과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입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다수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필리버스터 정국이 길어지면서 여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는데요. 야권은 사흘 간의 청문회에 이어 지난 27일 대전MBC 현장 방문까지 진행하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향해서도 맹공을 이어갔습니다.
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MBC 현장검증 결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정황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이 후보자는 부여된 한도를 두 배나 초과해 개인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초과분에 대한 증빙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후보자의 수행기사 법인카드 내역을 확보해 그중 일부만 검증했는데도 사직서를 내기 직전인 2017년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무단 해외여행을 간 정황이 확인되며 의혹만 터져 나오고 있다"며 "오는 금요일(2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이 후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후보자의 거짓말에 대해 '법대로' 위증의 죄를 묻겠다"고 전했습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전MBC 현장검증 결과 이 후보자의 몰염치한 민낯과 저열한 부적격 결함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방통위원장이 되기도 전에 완장질이라니 언론 '입틀막' 예행연습이라도 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이 후보자는 청문 대상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속되는 부적격 인사 참사에 국민께 사죄하고 하루빨리 이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송장악용 폭주가 막장을 넘어 "집요하다"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여야 하는 청문회가 명예훼손, 인식 공격성 발언들로 가득한 막장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차라리 방통위를 해체하고 공영방송을 민주당 산하에 두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탁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