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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피크 임박…'극한폭염'에 '전기료 공포'
8월 2주차 '전력수요' 최고조 전망
입력 : 2024-08-01 오후 3:44:5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 구리시에서 요식업을 하는 정모(49)씨는 영업 중 냉방기 가동 여부를 놓고 고심이 크다고 토로합니다. 식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가계를 찾는 손님까지 평소보다 줄면서 냉방기 사용을 고민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정씨는 "손님이 몰리는 점심 장사 외에 냉방기 전력 사용량을 줄이자니 어쩌다 찾은 손님들이 덥다고 나가버린다"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텐데 켜자니 전기료가 겁나고 안 켤 수도 없다. 나라에서 한다던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도 연 매출 6000만원 이하라 조금만 넘어도 대상 제외"라고 하소연했습니다.
 
#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72세) 씨는 계속된 여름철 무더위로 자식들이 1년 전 에어컨을 설치해 줬지만 단 한 번도 켜본 적이 없다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연금으로 생활하는 데 전기료를 포함한 관리비 부담 탓에 밤에도 불을 켜지 않고 생활한다고 말합니다. 이씨는 "남편을 여의고 독거노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자식들에게 단 한 번도 부담을 주기 싫다고 다짐해 왔다"며 "높은 물가에 아이 키우기도 힘든 자식들에게 부담을 떠넘길 수 없어 최대한 버텨볼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기관 등에 따르면 장마 후 지속되는 폭염으로 8월 2주차 '전력피크'가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극한 폭염'…내주 전력 최대 찍는다
 
누적된 폭염과 습한 날씨가 이어진 데다, 117년 만의 가장 빠른 열대야까지 나타나고 있어 냉방 수요는 더욱 급증할 전망입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기관 등에 따르면 장마 후 지속되는 폭염으로 8월 2주차 '전력피크'가 예상됩니다.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아지는 순간 의미하는 전력피크는 여름 무더위와 겨울 한파가 기승일 때 절정을 기록합니다. 
 
지난 2011년 역대 최악의 대정전 사태를 겪은 이후 전력당국은 블랙아웃을 막기 위한 순간 전력 사용량 감소 등 전력피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전력당국은 다음 주 평일 오후 17~18시경 올여름 최대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8월7일 역대 여름철 전력수요 중 최대치인 93.6기가와트(GW)를 기록한 바 있는데, 다음 주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전력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다음 주 평일 중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배경은 휴가 집중 기간과 맞물려 있습니다. 산업계 휴가가 집중된 이번 주를 지나 다음 주부터 조업률이 회복되면 전력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기관 등에 따르면 장마 후 지속되는 폭염으로 8월 2주차 '전력피크'가 예상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늘어나는 냉방수요…전기료 걱정
 
문제는 고물가에 전기요금 인상 등까지 겹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전기요금 체납액을 보면 최근 3년간 체납액이 가파른 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실이 분석한 한전의 '용도별 전기요금 체납현황'을 보면 올해 5월 기준 주택·일반용 전기요금 체납액(납기일 기준 2개월 경과 체납 고객대상)은 985억9000만원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1년 말 기준 636억3000만원과 비교해 54.9% 급증했습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2021년 132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225억5000만원으로 오른 후 올해 5월 기준 230억7000만원 수준입니다. 관공서, 사무실, 상업시설 등의 일반용 전기요금 체납액은 2021년 547억6000만원에서 올해 5월 755억20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 대상 전기요금 감면을 '연 매출 3000만원 이하'에서 '연 매출 6000만원 이하'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벼랑 끝에 내몰린 처지는 여전하다는 반응입니다.
 
한 소상공인 관계자는 "감면대상을 올린 건 고무적이나 연 매출 6100만원, 연 매출 7000만원도 어렵긴 매한가지"라며 "영세 소상공인 기준이 도대체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다. 대출금에 고지서가 쌓이는 데 소비를 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 자영업들의 벼랑 끝에 몰린 처지는 코로나 때보다도 최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기관 등에 따르면 장마 후 지속되는 폭염으로 8월 2주차 '전력피크'가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폭염은 '재난'…온열질환 '비상'
 
올여름 무더위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도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총 1100명에 달합니다. 특히 가축 폐사는 19만7079마리로 2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 중인 질병관리청의 집계를 보면 서울 지역 온열질환자는 지난 5월20일~7월30일까지 사망 1명을 포함해 55명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기상청 분석을 보면 올해 서울은 기상 관측 이래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6월부터 7월까지 국내 열대야 일수는 7.1일로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다 일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 밤 최저기온은 30도를 웃도는 등 초열대야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재수 민주당 국회의원은 "고물가에 전기요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취약계층의 경우 극한 폭염에도 냉방기기를 제때 사용하지 못해 온열질환 등의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폭염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실효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전 의원은 폭염과 혹한 등의 재난이 발생한 경우 전기요금을 감면하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입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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