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제목에서 쾌조라는 건 양궁을 제외한 협회들의 잡음과 답답함을 지칭한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메달 수확이 순항하고 있음을 가리킨 것 뿐입니다.
파리 올림픽 직전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국민들의 관심 종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0대 관심 종목을 세부적으로 보자면 △양궁 32% △축구 24% △수영 19% △육상 9% △배드민턴 7% △탁구 7% △펜싱 6% △태권도 5% △유도 3% △농구 2.1% 등입니다.
10대 종목 뒤에 오는 종목들은 배구 1.9%, 사격1.7%, 골프 1.6%, 레슬링·체조·핸드볼 1.4%, 역도 1.0%였습니다.
축구가 가라앉음으로써 관심 측면에서 눈에 띄는 반사이익을 얻은 양궁은 관심도 1위라는 기대치에 넘치게 부응했습니다. 양궁 최초로 5관왕, 여자 단체전 10연패로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수영은 관심도에서 3위였고 김우민 선수가 동메달을 따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박태환 이후 한국에서 역사상 2번째 수영 메달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동메달보다 가치는 더하게 체감됩니다.
최근 올림픽들에서 관심이 하락세였던 육상은 이번에 4위에 올라섰습니다. 우상혁 선수의 효과가 그 정도였나 싶은데요. 결국 11일에 메달을 기대하게 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배드민턴은 28년만의 여자 단식에서의 금메달, 그리고 금메달리스트의 작심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아주 극적으로 각인됐습니다.
탁구는 동메달을 얻으며 만족감을 주었고, 펜싱은 금맥의 시작을 알린 종목이 됐으며 대한체육회의 기대 종목에 없던 태권도에서도 금이 나오면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보탰습니다.
박태준이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도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면서 일본인 어머니를 둔 허미미가 은메달을 따며 풍성한 스토리가 생겼습니다. 결승이 석연치 않은 판정이라는 기사가 많은데, 한편으로는 결승전을 본 입장에서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유도라는 종목이 원래 가만히 있기만 하면 금메달을 챙겨가는 종목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겁니다. 그런 답답한 광경조차 스토리가 된 느낌입니다.
관심도가 바닥 수준이고 기대치가 약했던 사격은 한국인을 전투민족으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
핸드볼과 체조 메달 시도는 막을 내렸고, 레슬링은 아직 끝나지는 않은 듯합니다. 갤럽에서 통계에 잡힌 종목 중 꼴찌인 역도는 막판 메달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생소해보이는 근대5종의 결과가 궁금합니다. 이것 또한 유종의 미에 들어갈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유종의 미는 대한축구협회와 배드민턴 협회로 대표되는 협회들의 난맥상을 극복하는 일일 겁니다. 극복을 하는 게 쾌조의 다음 올림픽을 맞이할 수 있는 시작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