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정부 주최 행사와 광복회 주최 행사로 쪼개져 열렸습니다. 이에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사회는 분열되고 급기야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면서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했습니다. 시민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제강점기 문제나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대일 굴종외교를 드러낸 최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광복 79주년, 뜻깊은 날이고 대한독립을 다 함께 기뻐해야 할 경축일"이라면서 "사회는 분열되고 급기야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부의 현실 인식은 여전히 안타깝고 개탄스럽다"면서 "오늘 반쪽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더 큰 역사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는데, 왜곡된 역사 인식, 분열과 갈등으로 어떻게 이뤄낼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맙게도 경기도의 광복절은 많은 광복회원들께서 함께 해주셨습니다"면서 "화성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을 재연한 특별공연으로 더욱 뜻깊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국민 통합만이 나라가 살길"이라며 "갈등과 분열을 끝내고 온 국민이 화합하는 대한민국으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경기도가 앞장서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을 겪으면서 사상 초유의 '반쪽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회와 야당은 서울 용산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을 찾아 각각 별개의 행사를 개최한 겁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 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리는 건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3대 통일 비전', '3대 통일 추진 전략', '7대 통일 추진 방안'을 담은 이른바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일본강점기 문제나 일본의 과거사 책임에 대해선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역대 보지 못한 충격적인 광복절 경축사"라며 "윤 대통령의 국가관과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논평했습니다.
이어 "천박한 역사인식을, 저자세 대일 굴종외교 기조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며 "독립선열들의 고귀한 투쟁과 희생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함으로써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한 반면, 반대로 일본의 역사 도발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닫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대통령 자신이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친일 역사쿠테타 논란의 주범임을 여지없이 고백하고 있다"며 "일본의 역사도발과 친일 역사쿠테타에 대해 큰 위로와 용기를 준 최악의 경축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상임이사가 13일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와 대일본 저자세 외교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