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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내수부진’..국민 모두 지갑 닫았다
서민 이용 대형마트 내수침체 직격탄
입력 : 2012-08-27 오후 3:35:52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이 급락하면서 내수도 악화일로를 걷고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젊은층·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와 사이버쇼핑 매출 뿐 아니라 백화점까지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내수부진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세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는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7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했다.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10.7%)이후 최대 감소폭이며, 4개월 연속 감소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9년 6~9월 이후 처음이다. 감소폭도 4월(-2.4%)을 기점으로 5월 -5.7%, 6월 -7.2%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불황을 모르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전자상거래도 둔화 조짐을 나타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전자상거래 및 사이버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사이버쇼핑 거래액은 7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2% 늘었지만 2009년 2분기(11.0%)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화장품(5.3%), 의류ㆍ패션상품(3.4%)은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으며, 특히 의류·패션 분야는 해당 통계를 만든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생활필수품이나 저가제품을 주로 판매해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않던 대형마트·사이버 쇼핑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중산층이 경기침체에 생필품 소비까지 졸라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급상품을 다루는 백화점도 불황의 늪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고소득층까지 지갑을 걸어잠궜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지난 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하락했다. 6월(-2.0%)에 비해 폭이 줄긴 했지만 주요 백화점들이 7월1일부터 29일까지 역대 최장기간의 세일에 돌입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부진한 성적표다.
  
백화점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외국인 전용 세일까지 열며 외국인 모시기에 나서 활로를 찾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내수침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 재정위기 장기화,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 대외여건 악화로 하반기 수출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가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벌이는 주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다보니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321만9000원으로 1분기(333만3200원)에 비해 11만4200원 줄었다. 2분기 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평균 소비성향)은 74.1%로 전년대비 2.3%포인트 하락해 이미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물가 공포는 높아만 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99를 기록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CSI가 100 밑이면 6개월 뒤의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자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으로, CSI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소비자가 앞으로 1년 후 물가수준을 예상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연평균 3.6%로 7월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를 훨씬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내수침체가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준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제 성장률이 2%대 까지 떨어진 것은 수출 부진과 더불어 내수도 뒷받침을 못해주고 있는 것인 원인"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실적 악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위축, 가계부채 부담, 물가상승률에 못미치는 소득증가율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년까지는 소비증가율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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