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안이 다시 불발에 그쳤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 이하 방문진)는 1일 오후 3시 이사회를 열었지만 당초 예정된 김 사장의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여야 이사들은 대신 오는 8일 오전 8시 임시이사회를 열고 해임안을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5일까지 야당 추천 이사들이 해임안을 제출하는 조건이다.
선동규 방문진 이사(야당 추천)는 1일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 야당 이사들 생각은 8일 안건 상정해서 표결까지 갈 생각이다. 9기 방문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제출한 해임건이 일단 8일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될 것 같다.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표결하자는 여당이사..미루자는 야당이사, 왜?
선 이사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이날 김 사장의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은 데 대해 “상황 변화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부사안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여당 추천 이사들은 야당 추천 이사들이 해임안의 상정과 철회를 반복하며 시간을 끈 데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당장 해임안을 상정해서 표결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안을 작성, 제출한 야당 추천 이사들이 상정과 표결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반면 여당 추천 이사들이 되레 표결에 부치자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해임안 상정이 불발에 그친 것은 안건을 표결에 부쳐도 가결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 야당 추천 이사들의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문진의 여야 이사는 6 대 3 비율로, 안건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전체 과반수인 5명의 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MBC 노조 “더는 말이 필요 없다..월요일 파업 재개 의결할 것”
결과적으로 방문진은 이번에도 MBC 경영진에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
김 사장이 비밀리에 추진한 MBC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추진이 MBC 민영화의 첫발을 떼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낳았지만 이에 대한 책임 여부는 한 주 뒤 이사회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MBC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당장 파업 재개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방문진 이사회가 끝난 직후 "노조가 누차 경고했지만 여권이 입장 변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며 "더는 말이 필요 없다. 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을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