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신계륜, 이하 환노위)가 12일 MBC 사태 관련 청문회를 열었지만 새누리당이 청문회를 전면 보이콧 하는 바람에 오전 내내 파행을 빚었다.
국회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김재철 MBC 사장이 4번 연속 국회 출석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국회 모욕죄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MBC 청문회 전면 보이콧 “정치적 의도 있어”
이번 청문회 파행은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예고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앞서 여야는 김 사장이 지난 국정감사 기간 국회 출석을 세 번 거부하자 청문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아들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동시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결국 MBC 청문회 개최 안건은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고 청문회 당일인 12일 오전 10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전원 불참했다.
이날 뒤늦게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여당 간사)은 “여소야대 상임위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MBC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더욱이 문재인 후보 아들 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발언한 뒤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속기록에 남길 말만 골라 하고 자리를 뜨냐”는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 민주통합당 “BBC 사장과 김재철 사장 왜 이렇게 다른가”
관심을 모았던 김재철 MBC 사장은 이번에도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김 사장은 지난 9일 신계륜 국회 환노위 위원장 앞으로 보낸 ‘증인 불출석 사유서’에서 “공영방송의 위상과 중립성을 위해”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영방송사의 사장으로서 귀 위원회에 출석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사장뿐 아니라 청문회 핵심증인인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부장도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BBC 사장은 오보 등 여러 문제로 사퇴했는데 김재철 MBC 사장은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고도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한국과 영국은 법과 원칙의 기준이 매우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오전 11시30분께 야당 단독으로 열린 MBC 청문회는 오후 2시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