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경유의 유통비용을 높게 책정해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정유사들은 경유 유통비용 및 마진을 지난해 평균보다 리터(ℓ)당 30원 가량 높게 책정해 약 193억원의 추가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 둘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경유의 유통비용 및 마진은 각각 ℓ당 93.4원, 92.6원, 86.6원으로 전년 평균인 59원보다 높게 책정됐다.
◇정유사의 유통비용 및 마진에 따른 이익(자료제공=소비자시민모임)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월 국제 경유가격은 배럴당 124.98달러에서 126.43달러로 1.45달러 인상됐지만 환율이 같은 기간 15.98원 인하됐기 때문에 정유사들의 공장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2개월동안 경유시장을 분석한 결과 역시 국내 정유사들의 공장도 가격(세전 공급가)이 국제 경유가격보다 리터당 25.47원 더 많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1월 국제 경유가격은 1월 1주부터 1월 5주까지 리터당 2.92원 인하됐지만 정유사 공장도 가격은 1월 1주 리터당 945.86원에서 1월 5주 리터당 968.41원으로 22.55원 인상되는 가격 역주행이 일어났다.
이서혜 석유감시단 팀장은 "국내 정유사는 국제 유가를 즉각 반영할 수 있다"며 "유통량이 많은 경유에 유통비용과 마진을 높게 책정해 정유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내의 한 대형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원유 가격과 국제석유제품 가격이 일정치 않아 지난 4분기 정유사업 부문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사업 여건이 좋지 않았다"며 "최근 3주간 주유소 공급가격을 낮추는 등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