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스타트업 창업까지 이어지는 마법 같은 54시간’
스타트업을 꿈꾸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이 모여 2박3일, 54시간 동안 팀을 만들어 창업에 도전하는 ‘제10회 스타트업 위크엔드’ 행사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센터운동본부 주관으로 지난 주말 서울 한양대학교 IT·BT관에서 펼쳐졌다.
이 행사는 지난 2007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9년 시애틀에서 ‘스타트업 위크엔드’가 비영리 단체로 등록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행사로 발돋움 했다. 지난해 9월까지 전 세계에서 672번의 행사가 진행됐고, 이를 통해 5005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탄생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0년 5월 경기도 성남시 NHN젤존타워에서 첫번째 ‘스타트업 위크엔드’가 열렸으며, 이번에 10번째 행사였다.
◇ ‘강의실에서 쪽잠’..자는 시간도 아까운 열정의 2박 3일
지난 주말 기자가 찾아간 한양대학교 IT·BT관 5층 강의실에는 80여명의 스타트업 위크엔드 참가자로 가득 차 있었다.
참가자격과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아 40대 직장인 기획자에서부터 외국인, 고등학생 개발자까지 다양한 직업, 나이,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참가했다.
이미 팀을 만들어 참가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스타트업 창업 동료를 만나기 위해 각자의 포트폴리오와 아이디어를 준비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참가자는 “막연히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에 뛰어들기 보다는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창업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참가했다”며 “여기서 꿈을 함께 이뤄갈 사람들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앱센터운동본부에 따르면 이 행사에 참가한 팀들의 36%가 3개월 후에도 여전히 관계를 지속했으며, 행사참가자 중 80%가 함께 했던 팀멤버와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2박3일 행사 중 첫날이었던 지난 22일 밤, 아이디어를 준비해온 약 40여명의 참가자들이 각각 100초씩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발표된 내용 중 우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디지이너, 개발자 등이 팀을 찾아 12개 팀으로 참가자들이 나눠졌다. 본격적인 팀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2박3일 동안 ‘아이디어’를 사업화 시키기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각 팀들은 다양한 스타트업 경험을 가진 코치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1~2회에 걸친 짧은 발표를 통해 피드백을 얻는 등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약 30여명의 참가자들은 밤에도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옆 강의실에 주최 측이 준비한 메트리스와 침낭으로 쪽잠을 자면서 창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행사 첫날 기조연설을 맡은 송재경 XL게임즈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은 어려운 과정이지만, 경험상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편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대해 호기심을 유지하고, 새 기술을 적용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송 대표는 “창업을 할 때는 최소 1년은 버틸 수 있는 자금이나 수익 수단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바람의 나라를 만들 때, 당시에는 고급 기술이었던 웹 구축을 병행하면서 그 자금으로 게임을 개발했다”고 조언했다.
◇ ‘끝나고 소고기’ 등 4개팀 수상의 영광
이번 10회 스타트업 위크엔드 행사에서는 ‘베스트 비즈니스’, ‘베스트 엔지니어링’, ‘베스트 UI/UX’, ‘베스트 프레젠테이션’ 등 총 4개 부분에서 수상팀이 결정됐다.
이희우 IDG벤처스 대표가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엔젤투자업계, 학계, 업계 등 총 10여명이 사업성·기술성·사용자 환경 등을 평가했다.
가장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된 베스트 비즈니스 분야에는 ‘끝나고 소고기’ 팀의 대중교통 관련 서비스가 선정됐다.
이 서비스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의 막차 시간을 사용자에게 알려주거나, 막차시간을 놓쳤을 경우 행선지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택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이 포함됐다.
기술적인 측면이 가장 돋보인 ‘베스트 엔지니어링’ 분야에는 ‘STAY’팀의 게스트 하우스 관련 서비스가 선정됐다.
일종의 게스트 하우스 관리 서비스로 사용자들은 선택한 지역과 날짜로 바로 예약할 수 있는 빈방 정보만 제공받을 수 있고, 게스트 하우스 주인들은 웹으로 편리하게 예약과 빈방 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이 외에도 가장 효율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베스트 UX·UI 분야에는 ‘우리 언제 만나’ 팀의 약속 일자 매칭 서비스가 선정됐으며, 가장 발표를 잘한 베스트 프레젠테이션상에는 ‘남녀탐구생활’ 팀의 남녀간 이성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성’에게서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각각 뽑혔다.
◇스타트업 위크엔드 행사 장 전경(위), 참가자들을 위해 메트리스와 침낭이 준비된 모습(하단 좌측), 참가자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하단 우측)(사진출처 = 스타트업 위크엔드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