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세계 디자인의 메카 밀라노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공예전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4월 9일~14일까지 6일간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에서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이라는 주제로 한국공예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 기간 중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와 ‘밀라노디자인위크’가 개최된다. 한국공예전은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의 중심건물인 ‘트리엔날레 디 밀라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밀라노 한국공예전의 예산 총액은 9억7000만원이다. 국회에서 승인한 비용은 8억원이고, 부족한 돈은 한국공예전의 예술감독을 맡은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가 백방으로 뛰며 기업을 통해 모금했다.
문화부는 이번 한국공예전이 한류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우리 전통문화를 세계에 소개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가구박람회장을 중심으로 밀라노 시내 전역에서 디자인 트렌드 경연의 장이 열리는 가운데 관객들이 가장 들르고 싶어하는 건물에서 전시를 열기 때문이다.
손혜원 대표는 “8개 전시관 중 3~4개를 자체기획하는 깐깐한 건물에 우리가 들어가는 것”이라며 “높이 8미터, 넓이 60평 되는 공간에서 소개하는 작가마다 모니터를 붙여 15분 정도 길이의 동영상을 상영하는 식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도자, 금속, 목가구 등 한국 전통공예 7개 분야에서 16인의 공예장인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도자공예 분야에서는 김익영 작가의 돈(백자의자)과 권대섭 장인의 달항아리가, 목공예 분야에서는 목공예의 뼈대인 ‘백골’ 작업을 하는 장경춘 장인과 전통기법으로 옻칠 콘솔을 만든 김상수 장인이 소개된다.
섬유공예 부문에서는 서영희 스타일리스트와 김인자 침선장을 비롯해 3인의 침선장인이 함께 만든 한복 설치작품(위 사진)이 출품되고, 한국의 고급 이부자리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강금성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지를 전통방식으로 제작하는 김삼식 장인과 그 한지로 제작한 김연진 작가의 한지 조명 작품(
옆 사진)은 지공예 분야에서 출품된다.
금속공예 분야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은입사 기능보유자 홍정실 장인의 향로 작품을 선보인다. 칠공예 부문에서 3명의 장인이 참여하는데, 서울시무형문화재 나전장 손대현 장인의 모란당초 나전 2층장, 오왕택 장인의 소반과 정해조 장인의 건칠 항아리가 출품된다. 마지막으로 왕실 연회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황수로 장인의 궁중채화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작품 외 전시 구성을 위해 세계적 수준의 인력과 협력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 디자인의 전체 구성과 연출은 토리노 올림픽 도시경관 디자인을 기획한 이코 밀리오레가, 전시평론은 필립 스탁과 브라질의 깜파니아 형제를 발굴한 세계적인 디자인평론가 크리스티나 모로치가 맡았다.
조현재 문화부 차관은 "이번 전시의 규모는 작지만 그 의미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규모 유럽 전시에 비견할 만하다"면서 세계 디자인계에 한국공예, 한국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