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정부가 알뜰 주유소 확대, 가짜석유 근절 등과 같은 유가 안정대책을 계속해서 마련하고 있지만 '유가 비대칭성' 논란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가 비대칭성은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 국내유가는 천천히 하락하지만,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유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964.07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된 3월6일 이후 30.06원 하락해 하루 평균 0.8원 내렸다.
반면 지난 2월1일부터 3월6일까지 한달간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74.07원 상승했다. 하루 평균 2.7원 정도 상승한 셈이다.
국내 경유 판매가격은 지난 2월1일부터 3월4일까지 32일 동안 ℓ당 51.9원 상승했고, 하락세로 접어든 이후에는 37일 동안 39.9원 하락했다. 일일평균으로는 상승시 1.6원, 하락시 1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은 정유사들의 주유소 평균 공급가격이 휘발유 가격 상승기인 지난 2월에는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ℓ당 11.46원 더 많이 인상했고, 내림세를 기록했던 지난 3월에는 34.37원 더 적게 인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휘발유 가격이 3월 한달 리터당 61원 내렸지만 정유사 공급가는 리터당 26원 인하에 그쳤다.(자료제공=소비자시민모임)
특히,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통비용과 마진을 조금씩 올리는 수법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송보경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 단장은 "국제휘발유가격에는 산유국과 정유사의 이익이 이미 포함돼 있는 가격"이라며 "정유사들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 팀장은 "가격하락은 소비자들이 느끼지 못할 만큼 천천히 내려가면서 상승은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만큼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며 "보통 유통비용은 전체 휘발유 가격에서 3% 정도 차지했지만 현재 4% 넘게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가격 상승기에는 ℓ당 100원 가량 오르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했지만 하락할 때는 40원만 떨어졌다. 9일 현재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2041원이며, 서울시 강남구의 한 주유소에서는 ℓ당 무려 2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주유소는 지난 2월20일에는 ℓ당 2444원에 휘발유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서혜 석유감시단 팀장은 "ℓ당 2400원이 넘는 판매가격은 휘발유 주유소 판매가격을 공시한 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휘발유 판매가격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휘발유 판매 마진은 2~3% 정도로 유통비용을 빼면 실상 한계치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가 현재 3주 연속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유럽 경기지표 부진·달러화 약세 등 강·약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3월동안 국제유가 하락분이 지금 반영돼 당분간 휘발유값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