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국내 영화 컴퓨터그래픽(CG)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헐리우드에 진출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해 코엑스에서 열린 CT(Culture Technology)포럼 2013’에서 이승훈 ILM 시니어 크리쳐 테크니컬 감독은 “이번 한국 방문에서 우수 CG 제작업체를 발굴해 헐리우드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미 회사의 경영진과도 이야기를 끝마쳤다”고 밝혔다.
◇ 이승훈 ILM 시니어 크리쳐 테크니컬 감독(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이승훈 감독은 홍익대학교를 졸업해 국내에서는 1992년부터 100여편의 광고 CG를 만들었고, 현재는 할리우드 영화사 '조지 루카스'의 CG 제작 자회사인 ILM에서 근무중으로 ‘캐리비안의 해적’, ‘해리포터’, ‘아바타’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 작업을 맡아온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CG 감독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CG에 투입되는 제작비는 특급 블록버스터의 경우 600억원 수준이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영화 CG 제작비가 300억원 정도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이 국내 전체 시장 크기에 두 배에 이른다.
국내 시장 크기의 한계로 인해 최근 국내 CG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번 CT포럼이 해외에 국내 CG산업의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승훈 감독은 “미국의 메이저 CG업체의 경우 전체 CG작업중 핵심적인 20~30%만 자체처리하고 나머지 70%는 주로 외주업체에 일을 맡긴다”며 “한국의 CG업체들의 기술력은 헐리우드 영화사의 70% 수준으로 모델링과 같은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헐리우드와 대등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진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이 감독은 “3~4개 정도 업체가 헐리우드에서 통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오늘 진행될 비즈니스 미팅에 디지털아이디어, 코어이엔티, FX기어 등 국내 CG업체들이 참가하고 특히 코어이엔티는 이승훈 감독과 따로 미팅을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CT포럼 2013은 국내외 문화콘텐츠 분야의 기술변화와 흐름을 읽어내고 국내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의 혁신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영화, 음악, 공연, 예술 등에 적용된 다양한 문화기술이 소개됐으며, 올해 처음 추진된 ‘CT+Business’세션에서는 11개 문화기술 업체와 투자사·수요처 간의 사업상담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