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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 "적극적으로 대중 만나려 한다"
서울·부산서 '더 뺀드' 무대 오르는 3호선 버터플라이
입력 : 2013-05-26 오후 3:56:39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자신들만의 확고한 음악세계를 구축해 온 두 밴드가 한 무대에 오른다. 백현진과 정차식, 3호선 버터플라이와 이이언, 그리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와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이 그 주인공이다.
 
'더 뺀드: 두 도시 콘서트, 두 밴드 이야기'라는 제목 아래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서울의 LIG아트홀·합정에서 24일부터 26일까지, 부산의 LIG아트홀·부산에서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각 공연은 '따로 또 같이'의 컨셉트로 진행된다. 음악전문 공연장이 아닌 아트홀에서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만나는 점도 눈에 띈다. 밴드가 각기 정한 셋리스트를 공연의 기본 바탕으로 삼되, 80~90년대의 대중음악 중 한 곡을 각자의 음악어법으로 재해석한 무대와 두 뮤지션 간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총 6개의 공연팀 중 하나인 3호선 버터플라이를 지난 25일 합정동에 위치한 밴드 연습실에서 만났다. 1999년 결성, 햇수로 14년 차인 이 밴드는 2010년에 10주년을 맞은 이후 영어앨범과 4집 앨범 <드림토크(dreamtalk)> 발매, 영국·미국·캐나다 공연 등 의미 있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3관왕을 수상하며 독특한 음악세계가 새롭게 조명받기도 했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현재 멤버는 베이시스트 김남윤, 기타리스트 성기완, 보컬리스트 남상아, 드러머 서현정이다. 이날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과묵한 두 여자와 상대적으로 외향적인 두 남자의 성격이 대비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래는 3호선 버터플라이와 끊길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주고 받은 일문일답.
 
(사진=김나볏기자)
 
-이번 공연의 컨셉트가 궁금하다. 예전 댄스음악을 리메이크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떤 곡을 들려줄 예정인지?
 
▲(김남윤)저작권 문제도 있고 해서 고민 중이다. 이이언 다음 차례에 3호선 버터플라이가 무대에 선다. 이이언은 현진영의 ‘슬픈 마네킹’을 들려줄 예정이고, 우리는 2NE1의 ‘아이러브유’를 할까 고심하고 있다. ‘스모크핫커피리필’, ‘삐뚤삐뚤 원래 그래’, ‘쿠쿠루쿠쿠 비둘기’ 등 그 동안 3호선 버터플라이가 출반한 음반에 실린 곡도 물론 연주한다. 카피 곡은 일종의 양념인 셈이다.
 
-함께 묶여 공연하는 이이언의 경우 전자음악 전문이지 않나? 이이언의 이번 공연 컨셉트에 대해 들은 바가 있나?
 
▲(김남윤)전자음악을 주로 하지만 예전에 어쿠스틱도 했었고, 이번에는 어쿠스틱으로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이언이 원래 밴드 소속이 아닌데 이번에는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이이언의 공연에 이어서 3호선 버터플라이가 무대에 오른다. 전체 공연 흐름이나 컨셉트를 어떻게 엮어낼 지 궁금하다.
 
▲(성기완)이이언이 감성적이지 않나. 이이언이 먼저 공연하고 잠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진행된 후 3호선 버터플라이가 이이언의 감성적인 부분을 이어 받아서 공연을 시작한다. 두 팀의 뮤지션들이 공연을 하지만 관객들은 전체 공연을 하나로 느꼈으면 좋겠다. 연속성을 강조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 이이언과 사전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부족하나마 그 내용을 바탕으로 공연현장에서 서로 궁금했던 부분들을 인터뷰하고 관객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될 예정이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즐거운 밤이 되어야 되니까, 흥겨운 대목으로 이어지면서 마무리를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서현정)3호선 버터플라이는 그 전과 변함 없는 컨셉트로 간다(웃음).
 
▲(김남윤)그 동안 주로 클럽에서 했었는데 LIG아트홀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 않나. 좀더 고급스럽고. 그래서 그 스타일에 맞춰보려고 한다. 마침 이이언의 음악도 신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웃음). 그렇다고 해서 신나는 노래를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초반에 이이언의 음악에 맞춰서 분위기 있게 가다가 뒷부분에서 관객들이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또 공연장 분위기에 맞춰 조명이나 무대 연출에 신경을 조금 쓰려고 한다. 약간은 연극적인 느낌이 나게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 수상한 뒤 페스티벌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접이 달라졌는지 궁금하다(웃음). 수상 전후로 어떤 차이가 있나?
 
▲(남상아)예전보다는 공연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관객도 많아진 것 같고.
 
▲(성기완)특별하게 달라졌다기보다는 계속 진행 중이던 우리를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앨범이 그런 식으로 평가 받으니까 기분은 좋다. ‘수고했다, 애썼다, 잘했다’는 정도의 얘기를 들은 것 같고 그런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3호선 버터플라이는 밴드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색채, 세대적인 색채를 있는 그대로 발산하면 되는 밴드라기보다는, 조금 고민을 많이 하고 편곡을 다채롭게 하려고 노력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밴드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해외 투어 기회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국내 록밴드가 해외에 나갔을 때 현지 관객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서현정)미국에서 관객을 만났을 때 좋았던 점 중 하나가 공연이 끝난 후 공연이 좋았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해줬다는 점이다. ‘너희 몇 번째 했던 노래의 어떤 부분이 좋았다’는 식의 반응이었는데 열심히 들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해외에서는 어떤 노래를 주로 부르나? 곡에 대한 반응이 특히 좋았던 경우에 대해 소개한다면?
 
▲(서현정)두 번을 갔다 왔는데 처음에는 음반 나오기 전이라서 그 전 노래를 연주했고, 두 번째에는 음반이 어느 정도 진행되던 상태여서 음반에 실린 곡을 섞어서 연주했다. 올해 갔던 경우는 그렇게 진행했다.
 
▲(김남윤)어떤 특정 노래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기보다 열심히 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즐거우면 관객 반응도 좋았다. 단지 환호성이 들리고 해서 좋았다는 측면이 아니라 내가 그 곡에 취해서 신나게 부르면 그 느낌을 서로 공감하는 게 느껴지더라. 그럴 때 정신적인 면에서 가깝게 통하는 느낌이었다.
 
-록을 하는 인디밴드 1세대로 불리는 그룹이다. 요즘 한국의 록페스티벌 붐이 일고 있는 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 지 궁금하다. 근래의 페스티벌 붐이 록밴드, 인디밴드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외형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나?
 
▲(남상아)(외형적 성장과 질적 성장이) 당연히 같이 가는 거라고 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 아닐까. 페스티벌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다. 페스티벌을 하면 (단독 공연보다) 아무래도 사람들도 더 많이 오고, 거기에 참여하려는 기획사도 많아지고 광고도 더 많이 붙게 된다.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사람들도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네? 이거 재미 있겠다.’라는 판단을 하게 되고 더 많이 공연을 보러 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니 밴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당연히 밴드한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록을 한다는 것, 밴드를 한다는 것에 대해 묻고 싶다. 록밴드로서 이룰 수 있는 것, 어느 정도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김남윤)가능성은 굉장히 많다. 왜냐면 워낙 뭐가 없기 때문에(웃음). 사실 모든 면에서 밴드를 하기 안 좋은 환경이다. 일단 문화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외국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던 친구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들끼리 모여서 놀고 하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방을 간다면 그들은 서로 합주를 하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게 당연한 건데 우리나라는 조금은 특별하게 밴드를 시작한다.
 
그런데 3호선 같은 경우 음악을 취미로 시작했다가 지금까지 하게 된 거라서. 약간은 다른 점이 있다. 국내 인디밴드 1세대의 공통점이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접근했다기보다는 음악을 좋아해서 시작한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마음가짐이 조금 더 여유로우면서 한편으로는 돈이나 명예에 대해 큰 욕심은 없다. 진짜 음악이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도 그런 즐기는 밴드문화가 좀더 생겼으면 한다.
 
현재 상황에서 밴드로서 활동하기에 여건이 여의치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도들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앞으로 밴드도 활성화되고 재미있는 음악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성공지향적인 밴드가 아니라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지하철 노선은 9호선까지 늘어났고, 지하철 3호선도 분당선을 만나 확장됐다(웃음). 3호선 버터플라이가 밴드활동을 시작할 때 세웠던 처음 목표 지점 외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방향이나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인가?
 
▲(김남윤)무계획이 계획이 아닐까?(웃음) 예전에도 인터뷰할 때 했던 얘기인데 앞으로 중간만 가면 좋겠다. 실제로 그런 생각이 있다. 너무 욕심 내서 잘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러다 보면 다른 문제점들이 생기는 것 같다. 꾸준히 중도를 지키면서 생각했던 바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쭉 가면 좋지 않을까? 지금이라고 해도 대단할 건 없지만 생활하기 힘들지 않을 정도로 가면 만족할 것 같다. 사실 밴드만 해서는 생활이 여유롭지는 않으니까.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생각보다는 밴드가 오랫동안 문제 없이 이 멤버로 사고 없이 쭉 갔으면 좋겠다.
 
▲(남상아)이 멤버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밴드를 시작하던 처음 시기부터 ‘여기까지 다다라야겠다’라는 목표가 없었다. 멤버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그냥 마음에 드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다. 살다 보니 돈이 없으면 힘들기는 하고 그런 요소가 끼어들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마음은 같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 밴드를 확장하겠다는 얘기는 사실 나한테는 생소하다. 계속 이 멤버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루해지지 않고 다른 요소들을 찾아가면서 같이 음악을 할 수 있을까가 가장 관건인 것 같다.
 
▲(서현정)사실 생각해본 일이 없는 주제다. 늘 인터뷰 하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웃음). 중간에 들어온 멤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3호선 버터플라이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금전적인 얘기를 아까 잠깐 했지만, 3호선 버터플라이만 해서 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김남윤)그런데 그게 목표가 되어 버리면 음악에 대한 본질이 사라질 것 같아서. 부차적으로 돈이 생기면 좋은 거고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창작할 여건이 되고 그 창작물이 반응을 얻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서현정)그게 맞겠다(웃음).
 
▲(성기완)밴드라는 게,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대로 결과를 얻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주어진 여건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듣는 분들의 반응이 중요하다. 우리가 어떤 것을 한다고 해도 그 시기에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으면 그것들이 밴드 내부의 바램으로 그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여튼 3호선버터플라이의 흐름은, 그 동안 해 왔던 것이 이 정도의 영역이라면 그것보다 조금 더 넓게 가거나 아니면 좀더 대중에 가까운 분위기로 가는 것을 맞닥뜨려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TV에 출연한다든가 좀더 대중적이고 규모가 큰 여름 페스티벌에 나간다든지 하는 식으로. 그 전에도 그런 게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우리가 해오던 것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대중적인 소통을 하는 무대에 서려 한다. 그런 것을 외면하거나, 혹은 그건 그거고 원래 우리가 하던 대로 따로 하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소통의 기회를 살려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분들 만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과정에서 다음 단계, 우리의 해야 할 일들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방향으로든. 올해 진행하고 있는 것들을 하다 보면 좀더 친근하게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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