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교육부 장관에 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을 내정했다.
아울러 안전행정부 장관에는 정종섭 한국헌법학회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정선근 아리랑TV 사장이,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이기권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됐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청와대 비서진 일부 개편에 이어 이날 7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이 단행됨으로써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이후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인적쇄신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신임 경제부총리로 내정됐다. (사진=뉴스토마토)
◇朴 대통령, 장관 7명 교체 개각 단행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 인선안을 발표하며 "박 대통령께서는 이번 첫 개각을 통해 국가 대개조와 국민 안전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이루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과 사회·문화 부분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나가기 위해 경제부총리 등 7개 부처 장관을 새로 내정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개각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홍원 국무총리가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와의 협의를 거쳐 대통령께 제청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 총리와 문 후보자의 제청으로 박근혜 정부의 2기 개각이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해,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했던 책임총리제를 절차에 맞게 실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책임총리제 한다더니..여야, 개각 절차 놓고 시각차
이번 개각은 표면적으로는 국무총리가 국무위원을 제청하는 절차를 취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꼼수가 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총리는 이미 세월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시한부' 신세이고, 문 후보자는 망언 파문에 휩싸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번 개각은 온전히 박 대통령의 작품으로 보인다.
금태섭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이 개각안 발표 이후 국회 정론관을 방문해 "청와대는 경질이 예정된 총리와, 국민 대다수로부터 부적격자로 비판을 받는 총리 후보자만 있는 상태에서 개각을 강행했다"고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 대변인은 "대한민국 헌법 제87조 제1항에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라고 되어 있고, 제94조에는 '행정각부의 장은 국무위원 중에서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라고 되어 있다"며 "책임총리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국무총리가 헌법에 규정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국정 장기 표류에 대한 국민의 피해를 야당도 깊이 헤아리고 대승적으로 이해해주길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정 추진력을 더 높여 국가 개조와 경제 혁신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사가 엿보인다"며 "청와대 수석에 이어 장관도 절반 가까이 교체함으로써 국정 연속성과 국정 일신의 조화를 맞춘 것으로 평가한다"고 호평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유임
한편 세월호 사고 현장 지휘 때문에 진도에 머물고 있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유임이 결정됐다.
이유는 "본인이 여러 번 사의를 표했지만 세월호 사고 수습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체하는 것은 공백기가 길어 유가족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박 대통령이) 판단하셔서 이번에 교체되지 않았다"라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