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엿새간의 일정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망언 논란에 휩싸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17일 국회에 제출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회는 이를 제출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에 문 후보자 거취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청문회장으로 장소를 옮겨서 이어질 전망이다.
문 후보자는 15일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 등 친일적이고 극우적인 색채가 짙은 자신의 과거 발언들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며 망언 관련 보도에 법적 대응 강경 방침을 내비쳤던 문 후보자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태도의 변화는 여론 무마용으로 풀이된다.
파문이 격화됐음에도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친박 일색의 인적쇄신을 완료한 박 대통령의 지원을 발판으로 자진사퇴 없이 청문회를 강행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청문회가 개최되더라도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여야 합의로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한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절차를 따르되 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 사유들을 부각시켜 문 후보자를 종국엔 낙마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엔 청문회에서 문 후보자의 과거 망언들과 병역 특혜 의혹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면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있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파렴치한, 후안무치한 모습을 국민이 보면 오히려 왜 박 대통령은 5000만 국민 속에서 하필이면 저런 사람을 총리 시켰을까 하는 분노를 자아내게 될 것"이라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말했다.
한편 야당이 '선(先) 청문회, 후(後) 낙마' 전술로 일관하면 여당 단독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것 외에는 임명동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칠 방도가 없다는 것도 문 후보자의 발목을 잡는다.
19대 국회 하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정 의장은 자신의 임기 내에 직권상정은 없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여권이 정 의장을 이 문제로 설득하긴 힘들 것이란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리고 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주거나, 정 의장이 직권상정을 하더라도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의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148석의 새누리당 내부에선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초선 의원 및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어 소수의 이탈표라도 나올 경우 문 후보자는 표결 직후 낙마가 확정된다.
여권이 강공책을 펼쳐 청문회로 공이 넘어온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가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가 17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