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문창극 인사'도 참극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이후 재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당초 16일에 제출하겠다던 것을 17일로 하루 연기하더니, 이제는 아예 주말인 21일까지 국회 제출은 없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귀국하더라도 재가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청와대가 드러냄에 따라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지명 직후 '망언 논란'에 휩싸인 문 후보자를 놔둔 채 친박 일색의 인적쇄신을 순차적으로 완료했던 것에 비쳐보면 인선 강행 의지는 당초보다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박 대통령이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 재가 여부를 사실상 다시 결정키로 한 이유는 문 후보자를 향한 부정적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을 재가해 향후 청문회 국면을 거치더라도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또한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의 친일·식민사관을 접한 민심의 눈초리가 따가운 차원을 넘어 친박계 좌장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마저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등 박 대통령이 인선을 강행하기엔 내외적인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
이에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동안 문 후보자가 언론을 통해 해명할 기회를 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되면 문 후보자의 총리 기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는 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모양새를 피하면서 사실상 문 후보자 스스로 자진사퇴 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권 안팎에서 문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은 형편이라 자신을 발탁한 박 대통령에게조차 외면을 받게 된 문 후보자의 결단이 임박한 형국이다.
만일 문 후보자가 물러나면 총리 후보자만 세 번째 인사청문회도 치르지 못한 채 낙마하는 것이어서 인사 참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심각한 내상을 입을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에 '문창극 참극'이 더해진 정국 난맥상은 7.30 재보선을 앞둔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작용할 것으로 여겨져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자진사퇴 기로에 처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