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초점)朴 대통령, 문창극 총리 지명 결국 철회하나
앵커 :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에 제출키로 했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재가 여부를 귀국 이후 검토할 방침이라고 청와대가 오늘 밝혔습니다.
여당은 김무성, 서청원 등 실세 의원들이 앞다퉈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등 싸늘한 반응입니다. 자진사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취재기자 전화로 연결합니다. 박수현 기자.
기자 : 국회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 여당 내에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 분위기로 급선회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1일 귀국 이후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 재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당초 16일에 제출하겠다던 것을 17일로 하루 연기하더니, 이제는 아예 주말인 토요일까지 국회 제출은 없음을 확인해준 셈입니다.
특히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귀국하고 재가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문창극 인사는 참극으로 치닫는 분위깁니다.
앵커 : 지금까지는 문 후보자 인선을 강행할 것처럼 보였었는데 박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이유는 뭔가요.
기자 :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가 지명 직후 망언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청와대 참모진 일부 개편과 중폭 개각을 순차적으로 단행해 인선을 강행할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문 후보자의 친일·식민사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파문이 확대되자 상당한 부담을 느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을 재가해 향후 청문회가 열리더라도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친박계 좌장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마저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점 등 내외적으로 녹록지가 않은 상황 또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동안 문 후보자가 언론을 통해 해명할 기회를 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문 후보자 총리 기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 앞으로 문 후보자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 박 대통령의 귀국 이후 재가 검토 방침의 표면적 이유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 의하면 외교에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전자결재를 미루고 있는 속내는 박 대통령이 지명을 스스로 철회하는 모양새를 피하면서 사실상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문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은 형편이라 자신을 발탁한 박 대통령조차 재가에 뜸을 들이는 처량한 신세가 된 문 후보자의 결단이 임박한 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후보자는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그런데 문 후보자가 결국 물러나게 되면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도 치르지 못한 채 낙마하는 인사 참사가 박근혜 정부 들어 세 번째 되풀이되는 것이어서 구멍난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커질 전망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문창극 참극이 더해진 정국 난맥상은 7.30 재보선을 앞둔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작용할 것으로 여겨져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박근혜 정부가 선거 결과에 따라선 치명적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뉴스토마토 박수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