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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만 있고 '대책'은 없었던 새정치 비대위
선거 4번 지고 벌써 세 번째 비대위..실효성 의문
입력 : 2014-08-01 오후 4:47:07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담하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에서 지고 비대위가 들어서는 모습만 반복되고 있어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통합당 시절인 2012년에도 '질래야 질 수 없다'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원내 과반 의석을 허용한 뒤 한명숙 당시 대표가 사퇴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가동했다.
 
박지원 비대위는 총선 패배를 수습함과 동시에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고, 이 전대에선 이해찬호(號)가 닻을 올렸다.
 
이후 민주통합당은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실패했고, 2013년 1월 문희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 다시 한 번 비대위를 가동했다.
 
문희상 비대위는 대선 패배 수습을 위해 전국을 돌며 '회초리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했고, 김한길 대표가 선출된 전대를 관리하는 역할에 그쳤다.
 
이어 올해 6.4 지방선거 무승부와 안방까지 새누리당에 내어준 처참한 재보선 성적표를 받게 되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다시 비대위가 꾸려지게 된 것이다.
 
제1야당이 약 2년 3개월 동안 치러진 4번의 선거를 모두 진 후 출구전략으로 비대위를 찾는 모습만 계속 보여준 셈이라 세 번째 비대위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앞서 꾸려진 비대위마다 목놓아 '혁신'을 부르짖었지만 계파 간 갈등 같은 구태를 청산하지 못했고, 사실상 당권의 향방이 결정되는 전대 '관리'형 비대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박영선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상임고문단과 선수별 의원들 및 전국 시도당위원장을 단위별로 잇따라 만나 비대위 구성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명실상부'한 비대위 활동이 가능할지에 물음표가 달리는 이유다.
 
반면 새누리당의 경우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와는 차원이 다른 비대위 면모를 선보여 쏠쏠한 재미를 본 바 있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은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돈봉투 파문으로 19대 총선 전망이 어두워지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당명도 바꾸고, 김종인에서 이준석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에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위기를 돌파해 새정치민주연합과 대조를 이룬다.
 
이와 관련해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결국 비대위 체제라는 것을 운영하는데 (있어) 그 비대위가 혁신 비대위가 될 것이냐, 아니면 조기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서 "개인적으로는 혁신 비대위를 좀 강한 드라이브를 가지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여러분들을 만나다 보면 혁신 비대위 보다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 그것에 대한 불안도 가지고 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듭된 인사 참사나 세월호 침몰 사고로 드러난 정부의 무능·무책임에도 선거만 치르면 집권 여당에 판판이 깨지는 제1야당.
 
또다시 '비상'만 있고 '대책'은 없는 비대위를 세웠다가, 그저 당 대표만 갈아치우는데 만족할 것인지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비대위 구성 전권을 갖고 있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사진=박수현 기자)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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