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는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23·상주상무)을 발탁하면서 그의 잠재력에 관심이 쏠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정협을 뽑았는데 직접 다섯 번을 지켜본 선수다. 경기당 25분 정도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9월 부임 이후 대부분의 일정을 비공개로 하고 K리그 경기장을 찾아다녔다. 이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상주 경기를 많이 본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는데 이러한 관측이 사실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대표팀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대비해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이정협은 28명의 전지훈련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쉽게 오지 않을 기회를 잡았다.
이번 제주 전지훈련은 K리그, 슈퍼리그(중국), J리그(일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돼 '옥석 가리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 경기력을 바탕으로 선수를 선발했다"며 "장기적인 목적으로 동아시안컵을 바라보고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선발하기로 한 경기는 지난 10월22일 상주와 서울의 FA컵 4강전일 확률이 높다.
당시 이정협은 전반 중반 교체투입 돼 전반 41분 팀의 첫 슈팅을 시도했다. 후반 9분에는 상대 팀 유상훈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팀 동료 조동건에게 완벽한 땅볼 크로스를 연결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정협의 패스는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상주 홈팬들은 환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또 이정협은 강등이 확정된 지난달 29일 경남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 챌린지 38라운드 베스트11에 뽑히기도 했다.
숭실대를 졸업한 이정협은 지난해 부산아이파크에서 K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올린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군에 입대했다.
입대 후인 지난 2월 이정협은 이정기라는 기존 이름을 버리고 개명을 했다. 그 효과였을까 올 시즌 이정협은 25경기에 나서 4골을 터뜨리며 21개의 슈팅 중 10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 순도 높은 슈팅력을 선보였다.
186cm의 장신임에도 빠른 발과 유연한 움직임을 갖춘 이정협은 이동국(전북현대)과 김신욱(울산현대)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용재(나가사키)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다툴 예정이다.
◇축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상주상무의 이정협. (사진=상주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