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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뛰어라' 슈틸리케 감독의 아시안컵 의지
입력 : 2014-12-22 오후 12:17:36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어디서 뛰는지는 상관없다. 경기장에서 치열하게 뛰어라.'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누차 강조하던 말을 실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년 1월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 최종명단 23명을 공개했다.
 
두 가지 원칙이 그대로 나타났다.
 
출전 시간이 꾸준해 경기 감각이 한껏 올라있는 선수들만 골랐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전술을 근성 있게 운동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배고픈 선수를 발탁했다.
 
◇대표팀은 '지금 최선'을 고르는 곳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브라질월드컵에서 중앙 수비를 지킨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은 제외됐다. 이유는 부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홍정호가 3주간 회복해야 할 발등 부상이 있다고 들었다. 윤석영은 지난 주말에 선수 본인과 통화하고 퀸스파크 레인저스의 의료진 소견서를 받아봤는데 부상 때문에 부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동국(전북현대)과 김신욱(울산현대)은 부상 이후 재활 중이다. 충분히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감각을 고려해 과감히 둘은 뺐다. 최근 리그 7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친 박주영(알샤밥)의 이름도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선수를 데려가기에는 위험이 크다"며 "박주영의 소집 제외는 개인적 의견 때문이 아니다. 선수 소집 여부는 경기장에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든 것을 보여주는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10월10일 파라과이전부터 11월18일 이란전까지 4번의 평가전을 지휘한 슈틸리케 감독은 줄곧 출전 시간과 선수 개인의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해왔다. "배고픈 선수"라는 표현을 직접 하기도 했다.
 
◇직접 본 선수 과감히 선발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제주 전지훈련을 실시한 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아시안컵 명단에서 특히 돋보이는 점은 리그를 가리지 않는 선수 선발 원칙이다. 슈틸리케 감독에겐 중동에서 뛰고 있든 K리그 후보 선수이든 상관없다. 유니폼 색보다는 주어진 출전 시간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를 가장 우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슈틸리케 감독이 대학축구부터 K리그 경기장까지 샅샅이 돌아다닌 일화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구자철(이상 마인츠),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이근호(엘자이시) 정도만이 지난 브라질월드컵에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들이다.
 
이들의 선발 배경도 경험은 둘째다. 첫째는 현재 소속팀에서 꾸준히 운동장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오사카)을 비롯해 김진수(호펜하임), 김주영, 차두리(이상 FC서울), 한교원(전북현대), 조영철(카타르SC), 이명주(알아인), 이정협(상주상무) 등이 이번 아시안컵 명단에 다시 뽑히거나 새롭게 합류한 선수다. 모두 유럽, 중동, K리그 등 소속 리그도 다양하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와 지난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낙마한 이명주는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뛸 전망이다.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이정협도 빼놓을 수 없다.
 
◇리그보다 중요한 게 선수의 의지
 
◇A대표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정협. (사진=대한축구협회)
 
공격수에 이정협을 과감히 선발한 것이 눈에 띈다. 최근 제주 전지훈련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모은 그는 생애 첫 축구대표팀 선발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에게 전형적인 타깃맨 역할을 기대한다. 상대의 수비진 중심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상주에서도 완벽한 주전이 아니었던 그를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히 직접 보고 과감히 선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이정협을 뽑았는데 직접 다섯 번을 지켜본 선수다. 경기당 25분 정도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선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대해 "소집한 선수들의 훈련 태도와 운동장에서 경기력을 중요하게 봤다"며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의 태도와 관련해서는 어떤 선수에게도 불만이 없었다"고 선수들의 훈련 자세를 다시 한 번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27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29일 시드니로 곧장 합류할 예정이다.
 
아시안컵 A조에 속해있는 대표팀은 내년 1월4일 시드니 현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펼친 뒤 오만(10일), 쿠웨이트(13일) 호주(17일)와 차례로 조별리그를 펼친다. 최소 조 2위에는 올라야 대회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1956년과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한 대표팀은 5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 한다.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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