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의 안팎 사정이 녹록치 않다. 안방에선 수입차 공세에 점유율이 하락한 한편, 해외에선 환율과 신흥국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회사는 '신차'와 '신흥시장' 두 가지 키워드로 하반기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국내시장에서 총 9만5000대를 판매하며 6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무이자 할부 등 과감히 내건 판매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찌감치 무너진 70%대의 점유율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외 시장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지난달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 6만2610대를 팔며 1년 전에 비해 10.3%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첫 감소세였지만 엔화 약세를 업은 일본차 공세에 뾰족한 해답이 없어 고전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점유율 20.6%를 합작하며 전년 동월 대비 4.5%포인트 상승했지만 판매량은 각각 12.6%와 27.0%씩 감소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환율 리스크가 가장 크게 작용한 러시아 시장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영향력 강화를 위한 눈물의 버티기 작전을 펼친 탓이다.
잘 팔아도 문제다. 현대차의 현지 전략차종 HB20 고가 모델 판매가 1분기에 10% 증가한 브라질 시장의 매출은 오히려 11%가량 뒷걸음질 쳤다. 현지 통화 헤알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내외 악재 속에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글로벌 총 판매량 역시 각각 38만9299대, 25만2054대 기록하며 지난해 5월에 비해 6.4%, 4.6%씩 하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당면한 총체적 난국을 '신차'와 '신시장' 쌍끌이 전략으로 타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외를 망라한 신차 라인업 확대와 미진출 시장 개척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것.
내수시장에선 당장 이달부터 신차를 앞세워 안방 단속에 나선다. 이달 말 현대차 쏘나타 PHEV를 시작으로 다음달 1.7디젤과 1.6 터보 가솔린 모델, 기아차 신형 K5 등을 출시한다. 3분기에는 신형 아반떼와 추가 하이브리드 모델,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R 등의 출시가 이어진다.
◇이달말과 7월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현대차 쏘나타 PHEV와 기아차 신형 K5(사진=정기종 기자)
또 국내서 이미 검증된 신형 투싼의 미국 출시와 현지 전략 모델 크레타의 인도 출시 역시 7월에 예정돼있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세단과 SUV 중심의 라인업 탈피를 위해 현지서 인기가 높은 픽업 트럭의 출시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기아차는 다음달부터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국 멕시코에 공식 대리점을 열고 현지 판매를 개시한다. 오는 2017년까지 대리점을 60개까지 늘리고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을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해 미개척 시장의 활로를 뚫는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징성 있는 모델인 쏘나타에 20년만에 첫 다운사이징 모델을 추가하고 한 분기에 신차를 대거 쏟아내는 등 현대·기아차가 하반기 반격을 위해 단단히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