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확충과 디자인 선택 폭을 넓혀 하반기 중형세단 시장 부활을 노리는 현대차 쏘나타(왼쪽)과 기아차 신형 K5(오른쪽)(사진=현대기아차)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중형 세단 볼륨모델 쏘나타와 K5를 시장에 선보이며 하반기 중형차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그룹내 동급 신차로 인한 간섭 현상보다는 세분화된 타겟층 분류로 시너지를 발생시킨다는 방침이다.
기아차(000270)는 15일 공식 출시 행사를 통해 신형 K5의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2일 신규 라인업 3종을 추가해 연식 변경 모델이 출시된
현대차(005380) 쏘나타와 동일한 7종의 라인업으로 2030세대부터 중장년 층까지 타겟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상대적으로 자동차 시장 비수기인 7월부터 자사를 대표하는 볼륨 모델의 라인업을 대거 확충하며 고삐를 고쳐쥔 데는 최근 거세진 수입차 공세와 수년간 지속된 중형차 판매 하락에 따른 돌파구 마련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대차의 '국민세단' 쏘나타와 기아차의 '심장' K5는 그 명성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쏘나타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서 5만314대라는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고, K5 역시 2만103대에 그치며 21.5%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올 상반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간 경쟁에서도 돌풍에 가까운 SUV 인기에 대세자리를 내준 상황에서 중형 세단 라인업 대거 확충을 통해 전통의 강자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cc대 엔진을 탑재한 다운사이징과 7종에 달하는 라인업 확충이라는 과감한승부수를 띄운만큼 양사의 자신감 또한 확고하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국민 중형차의 부활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상태고, 박한우 기아차 사장 역시 신형 K5 출시 행사를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갖춘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1세대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형차 부활'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시된 두 차종간의 판매 간섭 현상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 사장은 "쏘나타와의 판매 간섭현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K5는 보다 젊은 감각 쪽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전혀 다른 차"라며 "K5와 쏘나타 모두 그동안 중형 세단에 등을 돌린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장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신형 K5 공식 출시 행사에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판매 전략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기종 기자)
두 차종의 초반 분위기는 순조롭다. 이달 초 공식 출시된 2016년형 쏘나타는 새로 추가된 1.7 디젤 라인업이 전체 판매의 30%에 달할만큼 라인업 추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고, 지난달 22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K5도 3주만에 8500대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경쟁사들의 중형 세단도 잇달아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시장을 주도 중인 현대기아차의 새 중형 세단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호재"라며 "하반기에도 SUV와 수입차의 인기는 지속되겠지만 두 차종의 초반 흥행이 해당 차급 판매 신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