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임금협상 최종 타결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지만 유독 현대차는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협상이 하계 휴가 이후까지 이어지며 '하투'에 대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005380) 노사는 지난 28일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15차 교섭에서도 별다른 성과없이 협상을 마쳤다. 15차 교섭이 하계 휴가전 마지막 회차였던 만큼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은 다음달 11일 16차 교섭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진행 상황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까지는 노조측 요구안에 사측이 질문을 던지는 수준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협상은 8월 중순쯤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쌍용차(003620)를 끝으로 완성차 업계 3사(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가 휴가 전 최총 타결을 이끌어 낸 것과 대비되는 더딘 진행이다. 노사 양측 내부에서도 교섭이 지지부진하다는 현장 정서가 고조되는 중이다.
현재 현대차 노조 측이 회사에 전달한 요구안은 ▲기본급 7.84%(15만9900원)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월급제 시행 ▲정규직·비정규직 포함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주간 2교대제 근무시간 8시간+8시간으로 단축 등이다. 현재는 2개조가 8시간, 9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노조측 요구안을 현대차가 곧바로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있다. 6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인상은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임금 외 세부 요구사항에서도 노사측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까지는 양측 갈등이 폭발하지는 않았지만, 협상이 길어지며 결렬 양상을 보일 경우 하투에 돌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3일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돌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해 둔 상태다.
반면 쌍용차는 기본급 5만원 인상을 비롯해 ▲생산 장려금 150만원 ▲신차 출시 격려금 100만원 ▲고용안정협약 체결 ▲퇴직자 지원제도 운영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에 과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며 6년 연속 무분규 교섭을 달성했다.
르노삼성은 23일 93%의 높은 찬성률로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먼저 최종 타결을 이끌어냈고, 한국지엠 역시 21차 교섭 끝에 잠정합의를 이끌어 내며 최종 타결을 사실상 확정했다.
한편,
기아차(000270)는 본격적인 협상조차 돌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사는 다음달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4일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2015 임금 및 단체협약 출정식'을 개최한 가운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