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를 비롯한 9개 주요 조선소 노조가 오는 9일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조선업종 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는 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별관에 위치한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조선노연 공동파업 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동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2월 출범한 조선노연에는 성동조선해양지회, 신아sb지회, 한진중공업지회, 현대삼호중공업지회, STX조선지회, 대우조선해양노조, 현대중공업노조, 현대미포조선노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등 총 9개 조선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정병모 조선노연 공동의장(겸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올해 각 사업장마다 4~5개월 동안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어렵다는 얘기만 할 뿐 전혀 진척이 없다”며 “해마다 수십명씩 죽어나가는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고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 공동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 중심의 회사 운영으로 대형 재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지욱 조선노연 공동의장(겸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업들은 조선경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도 ‘어렵다. 힘들다’며 임금인상을 미뤄왔으며 천문학적인 돈을 곳간에 쌓아두고도 ‘지금은 허리를 졸라맬 때’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노동조합을 대화의 파트너로 온전히 인정하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인정하는 제대로 된 안을 하루빨리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조선노연 소속 9개 노조는 오는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각 사업장에서 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대표자 회의를 통해 추후 파업의 규모와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병모 조선노연 공동의장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7000~8000명이 참여했던 예년에 비해 조합원들의 분노가 큰 만큼 이번에는 더 많은 근로자들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노연과 별도로 17일에도 7시간의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노연은 9일 파업 이후에도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17일 조선소 간 연대파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9일 공동파업 이전에 사측이 제대로 된 합의안을 마련하고 교섭장에 나올 경우 해당 사업장은 공동파업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이번주 예정된 16차 교섭에서 노사가 인정할 수 있는 교섭안이 도출될 경우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노연은 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별관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파업 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9일 공동파업을 선언했다. 사진/최승근 기자.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