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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디젤 천하에 눈에 띄는 이단아 '렉서스 ES 300h'
입력 : 2015-09-13 오전 10:00:00
◇렉서스 ES 300h(사진=렉서스 코리아)
국내 수입차 시장은 분명 디젤 중심이다. 높은 연비와 견인력을 무기로한 디젤 차량은 세단과 SUV를 가리지 않고 수입차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 중인 독일 3사를 필두로 올해 팔린 10대의 수입차 중 7대가 디젤일 만큼 대세로 자리잡았다. 베스트셀링 상위 10개 차량 역시 9대가 디젤 차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는 차가 있다.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판매 2680대를 기록하며 인기모델 순위 8위에 올라있는 렉서스의 ES300h다. 유럽산 디젤 차량의 홍수 속에 일본 하이브리드차의 뚝심을 보며 주여 비 유럽계, 비 디젤 차량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말 기준 하이브리드 모델 800만대 판매를 돌파한 토요타의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그 차. 3년여 만에 새 얼굴로 돌아온 원조 '강남 쏘나타' 렉서스 ES300h를 서울 잠실 제 2롯데월드몰에서 가평 베네스트 골프클럽까지 왕복 약 130km 구간을 통해 체험해봤다.
 
모델명에 '올 뉴(All New)'라는 수식어가 붙은 모델답게 외관 디자인은 더욱 화려하고 과감해졌다. 렉서스 특유의 전면부 스핀들 그릴은 안쪽으로는 보다 날카롭게, 바깥쪽으로는 부드럽게 연결되며 우아함을 강조했다. 남녀 운전자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한 층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 변화가 눈에 띄는 'All New ES 300h' 전면부(사진=정기종 기자)
 
수직으로 늘어난 LED 안개등과 화살촉 모양의 주간 주행등,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 역시 렉서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준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 LS에 적용되던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 도입을 통해 도어핸들주변의 손톱자국이나 세차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래치를 줄인 부분도 고급감을 한 층 높인 요소다.
 
◇수직으로 늘어난 LED 안개등과 화살촉 모양의 주간 주행등 등이 적용됐다.(사진=정기종 기자)
 
차량 내부에 들어서자 일본차다운 정갈함이 눈에 띈다. 렉서스의 차세대 스티어링휠을 비롯해 디지털식으로 깔끔하게 구현된 계기판 화면과 센터페시아 조작버튼들은 화려하기보다는 단정하고 실용적이다.
 
다소 투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큼직한 조작 버튼들은 자칫 올드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렉서스 장인정신의 극치라는 시마모쿠 우드트림과 고급감을 높인 도어 스위치 패널, 부트타입의 기어 쉬프트 레버, 터치 방식의 오버헤드 콘솔 등의 디테일이 이점을 보완했다.
 
◇렉서스 ES 300h 내부 전경(사진=정기종 기자)
의전 차량으로도 손색없다는 렉서스의 자신감만큼이나 뒷좌석 역시 안락해보였다. 충분한 공간을 구현한 레그룸이나 마감처리, 시트 중앙에 위치한 조작장치까지 2열 시트 탑승자를 위한 충분한 배려가 느껴진다.
 
◇렉서스 ES 300h 뒷좌석(사진=정기종 기자)
 
시동을 걸고 롯데월드몰 지하 주차장을 나섰다. 하이브리카 특유의 전기모터가 빛을 발하며 미끄러지듯 빠져나온다. 디젤차가 시장을 주도하는 탓에 최근 시승 역시 디젤 일색인 경우가 많았는데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정숙성이었다. "진짜 조용하다는게 뭔지 보여주마"라고 작정하고 보여주겠다는 느낌이었다.
 
복잡한 시내를 빠져나와 천천히 속도를 올려봤다. 디젤차처럼 초반에 빠르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부드럽게, 그렇다고 결코 느리지 않게 속도가 붙는다. 속도계가 시속 40km 이상을 가리키며 전기모터에서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주행 모드에서 하이브리드 특유의 소음억제는 돋보였다.
 
시속 120km가 넘어가는 구간에서도 풍절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최고 203마력, 최대 12.6kg·m의 토크를 뿜어내는 4기통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이 차가 결코 조용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ES 300h는 주행간 정숙성을 유지하면서도 탄력있게 가속하는 주행성능을 보여준다.(사진=렉서스 코리아)
시승 중 무엇보다 눈에 띄였던 것은 역시 연비였다.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복합 16.4km/l(도심 16.1km/l, 고속 16.7km/l)지만 운전자의 하이브리드 차량 이해도에 따라 연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이날 시승에 운행된 차량은 총 9대. 차량별로 최저 11.9km/l에서 최고 29.7km/l로 큰 격차를 보였다. EV모드의 적절한 사용과 에코, 노멀, 스포트로 구성된 주행모드를 얼마나 적절히 활용하냐에 따라 효율적인 연비 주행이 가능하다. 
 
시승기를 작성한 기자의 차량은 노멀모드로 에어컨을 풀 가동한 채 주행한 결과 14.3km/l의 연비가 나왔다. EV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뛰어난 수준이다.
 
높은 연비에 고급 세단에 어울리는 정숙성과 주행성능을 갖추고 내놓은 모델인만큼 많이 팔겠다고 작심한 모습이다. 전체 ES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슈프림 트림의 경우 이전 모델 대비 가격이 오히려 인하됐다.(정부 개별소비세 인하방침 반영 후) 월 400대 판매, 브랜드 성장 10%를 충분히 이끌 수 있다는 렉서스의 자신감이 결코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 부분이다.
 
◇렉서스 코리아는 ES 300h 월간 400대 판매를 통해 브랜드 10%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은 요시다 아키히사(왼쪽) 렉서스 코리아 사장이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렉서스 코리아)
국내 주요 완성차 주력 세단들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판매는 가솔린과 디젤 모델이 이끈다. 하이브리드는 그저 라인업 확대 정도의 의미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ES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ES 300h의 선전은 눈에 띈다.
 
국내에서 지난 2001년 4세대 ES를 시작으로 꾸준히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동안에도 ES 300h는 전체 판매를 주도해왔다. 렉서스 ES300h는 단순히 국내에 도입된 수많은 수입 프리미엄 세단 중 하나가 아닌 디젤이라는 대세에 편승하지 않고 고집을 지키며 하이브리드에 대한 가능성을 몸소 입증해 온 장본인이다. 그리고 이 점이 유럽산 디젤 차량 일색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렉서스 ES300h가 유독 빛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료=렉서스 코리아)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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