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시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상반기 수익성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철근, 형강 등 원재료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공동주택 분양 실적은 총 21만779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953가구 대비 48.2% 증가했다. 아파트 분양 물량 통계가 있는 2007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사정은 더 어려워졌다. <뉴스토마토>가 국내 10대 건설사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4.01%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 5.5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1,2분기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5.5%, 5.6%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도 더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GS건설을 제외한 9개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33%로 올해보다 0.32%포인트 더 높았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계산에서 제외했다.
다만 현대건설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지만 영업이익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실질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해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곳은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3곳에 불과하다.
이같은 수익성 감소폭은 원재료 하락분을 반영할 경우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매출액 중 원재료 비중이 40~50%에 달하는 건설업 특성 상 원재료 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익성은 높아지게 된다.
건설업의 주요 원재료 중 하나인 철근과 형강의 경우 최근 3년 사이 톤당 12~13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최근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가격은 이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게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전선과 원유 가격도 하향세다.
반면, 시멘트, 레미콘 가격은 2~3% 정도 소폭 오르는 데 그쳐 전체적인 원재료 가격은 상당 부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07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택 시장 호조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