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건설업체 수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도를 맞는 건설사들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 2009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설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쟁 심화와 발주량 감소로 건설사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9일 대한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5만4254개였던 국내 건설업체 수는 올 상반기 말 기준 6만6990개로 23.5% 증가했다. 10년 동안 2011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11~2013년은 쌍용건설, 극동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로 부도를 맞았던 해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6개월 사이에 1886개의 건설사가 새로 생기는 등 지난 10년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부도업체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2010년 한 해 323개의 건설사가 문을 닫은 이래 2011년 253개, 2012년 210개, 2013년 156개, 2014년 109개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의 경우 49개 건설사가 부도를 맞았다.
올 들어서는 주택경기가 급격히 살아나며 수주실적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가 지난해 대비 11.2% 증가한 11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고점인 2007년 127조9000억원 이후 최고액이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6년간의 건설업 구조조정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부실한 사업구조와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들은 대부분 정리가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체 업황 개선이 더뎌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까지는 업황이 어려웠는데 올해 들어서면서 주택 수주 상황이 급격하게 좋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지금 같은 수주상황만 잘 유지된다면 추가적으로 위기에 빠지는 건설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사 수가 꾸준히 늘면서 경쟁이 심해져 수익성은 둔화되는 추세다. 전체 파이 중에 개별 건설사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지난해의 경우 1만972개의 건설사들이 총 107조4664억원을 수주해 건설사 당 97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올 상반기에는 66억2000만원으로 기업 당 평균 수주액이 32.4% 감소했다.
수익성의 기준의 되는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5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10년 각각 5.0%, 2.2%였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올 1분기 말 기준 1.6%, 1.0%로 낮아졌다.
또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고 주력 해외수주지역인 중동지역의 수주 부진도 국내 건설업 회복세를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상반기 말 기준 중동지역 수주액은 지난해 대비 71.7% 급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