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수주부진으로 어려움에 빠진 국내 건설업계에 중앙아시아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하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해당 지역 국가들이 최근 자원개발을 위한 인프라 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플랜트를 비롯해 도로, 공항 등 대규모 공사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다.
규모 면에서는 아직 중동지역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대규모 발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9월 30일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수주액은 총 125억1238만7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62억2209만5000달러)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중앙아시아지역인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은 각각 48억3358만9000달러, 5억2473만4000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14배, 8.5배 수주액이 급증했다. 저유가 후폭풍으로 인해 중동지역 발주량이 감소한 사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내 건설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여전히 전체 수주규모 면에서는 중동지역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세는 가장 높다. 중앙아시아지역의 선전으로 이들이 속한 아시아지역의 전체 수주액(157억3460만8000달러)은 지난해 대비 1.5배 증가하며 중동지역을 뛰어넘었다.
특히, 이들 지역은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양국 간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어 건설사들의 진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중앙아시아지역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각종 프로젝트 자금이 중앙아시아지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수요는 8조달러(약 9400조원)에 달한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13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자원 플랜트 사업을 양국이 함께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가스 플랜트 건설사업 기본 합의서,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계약, 철강 플랜트 건설 사업 앙해각서 등 8건의 협정과MOU를 체결했다.
이중 현대엔지니어링과
LG상사(001120) 컨소시엄이 약 4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합성석유(GTL) 플랜트 건설 사업'과 약 10억달러 규모 '투르크멘바시 정유공장 2차 현대화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4월13일 호자무하메도프(왼쪽) 투르크메니스탄 석유가스광물자원 부총리와 송치호(오른쪽) LG상사 대표이사, 김위철(오른쪽 두번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청와대에서 투르크멘바쉬 정유공장 2차 현대화 사업 계약서와 가스액화 플랜트 건설사업 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