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령 기준 초과로 운항이 중단돼야 할 노후여객선을 신속하게 교체해 운송대란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우남 위원장(새정치)은 해양수산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안이한 노후 여객선 교체 계획을 질타했다.
정부는 세월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올해 7월 '해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여객선을 운항할 수 있는 선령의 기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모든 여객선의 선령기준이 30년 이하였지만 현재는 여객 및 화물을 겸용하는 여객선의 선령기준이 25년 이하로 개정됐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조기에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선박은 2020년까지 모두 27척이다. 여기에 선령 기준 변경에 관계없이 30년 이하 선령기준을 초과하는 2척의 여객선을 합하면 2020년까지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선박은 모두 29척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기준 이들 29척 여객선의 수송실적은 여객이 271만1000명, 차량이 67만2358대로 전체 국내 여객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8.9%, 26.5%이다.
특히 29척의 여객선 중 제주를 운항하는 선박은 8척으로 모두 대형 카페리선인데, 이들 선박의 수송실적은 여객이 122만9000명, 차량이 32만2942대로 전체 제주운항 여객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6.8%, 74.0%이다.
따라서 조만간 선령이 초과돼 운항이 중단되는 여객선을 다른 여객선으로 신속하게 대체하지 않는다면 제주를 비롯해 해당 노선을 이용하는 지역의 여객 및 화물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63개 연안여객선사 가운데 40곳이 자본금 10억원 미만인 영세업체이고 선령기준 변화로 여객선의 운항기간이 단축돼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선령초과 여객선의 교체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해수부는 신규로 도입되는 여객선 현대화펀드 출자 등을 통해 여객선사의 건조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객선 현대화펀드는 정부가 선박 건조 자금의 50%를 출자해 모태펀드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선박을 담보로 하는 금융기관 대출과 선사부담을 합해 선박펀드(SPC)를 구성한 후 여객선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100억원이 처음 포함됐다. 해수부는 향후 5년 동안 그 규모를 1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3000톤급 이상 대형 카페리 건조에 300~800억원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 계획으로는 노후선박의 대체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다"며 "여객선 현대화펀드 사업의 대폭적 확대와 지원조건 개선 등을 통해 여객선 운송 대란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