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도 하향세를 지속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원자재 비중이 약 50%에 달하는 건설업의 특성 상 철근, 시멘트 레미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낮아질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 상반기 주택시장 호조로 인한 매출 증가와 함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건설업계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제강사와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지난 7일 4분기 철근(SD400·10㎜기준) 공급가격을 톤당 58만5000원에 전격 합의했다. 이는 지난 3분기 공급 가격 대비 1만5000원 인하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 72만5000원과 비교하면 14만원 가량 낮아진 셈이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한 데다 주택사업 호조로 철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의 구매력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철근 내수 소비량은 675만2000톤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8.4% 급증했다. 반면, 8월 말 기준 철근 재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 급감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철근 수입이 증가하고 있어 실제 국내산 철근의 유통 가격은 이보다 더 낮게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근과 함께 건설업의 주요 원자재로 꼽히는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은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됐다.
지난 8월 말 시멘트·레미콘 업계와 건자회는 올해 시멘트·레미콘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가격은 톤당 7만5000원, 레미콘 가격은 ㎥당 6만21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의 경우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는 전년 대비 각각 1.9%, 3%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철근과 마찬가지로 원재료 가격 하락이 시멘트 가격 동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한석탄공사 집계 결과 국내에서 시멘트 원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호주산 유연탄의 경우 지난해 1월 톤당 82.45달러에서 지난달 56.61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한편, 국제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소비처인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의 경기침체로 전체 수요는 급감한 반면 원유를 비롯해 철광석, 유연탄 등 자원개발업체들은 생산량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던 자원 개발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이후 원유, 천연가스, 설탕,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약 46%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철근, 시멘트, 레미콘 등 건설업의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인하 또는 동결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은 한 건설 근로자가 촘촘히 설치된 철근들 사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