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세계무대에서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리틀 태극전사'들이 신흥 강호 벨기에의 저력을 잠재우고 역사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오는 29일 오전 8시(한국시간) 칠레 라세레나의 라포르타다 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와 맞붙는다.
B조 조별리그에서 브라질(1-0승), 기니(1-0승), 잉글랜드(0-0무)를 무실점으로 제친 U-17 대표팀은 현재 한껏 고무된 상태다.
연령별 대회 역사상 대표팀이 조별리그 무실점을 기록한 적은 처음이다.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실점을 했던 월드컵 대표팀은 4강까지 올랐으며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 또한 조별리그에서 1실점의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4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역대 U-17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최고 성적은 8강이다. 1987년 김삼락 감독이 이끈 대표팀과 2009년 이광종 감독이 지휘한 대표팀이 8강까지 오른 바 있다.
지금 U-17 대표팀의 주축인 이승우(바르셀로나)와 유주안(매탄고)을 비롯한 대부분 선수들의 기량이 당시 대표팀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기세만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8강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최진철 감독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의 기용을 자제하며 체력적인 부분도 이미 조율한 상태다.
최진철 감독은 "벨기에의 수비 조직력이 좋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 공격수인 데니스 판 바에렌베르흐를 잘 막는다면 이길 수 있다"며 "지금까지처럼 공격을 극대화하면서 공격수들이 패스 실수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고정된 포메이션 보다는 상황에 맞게 공격에 변화를 주면서 촘촘한 수비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16강전부터는 90분 내내 무승부일 경우 연장 없이 곧장 승부차기에 들어간다. 어린 선수들의 체력과 성장을 고려한 FIFA의 규정이다.
최진철 감독은 "승부차기 준비를 하긴 했어도 90분 안에 이기는 게 목표"라며 "만약 승부차기에 돌입하면 선수들에게 슈팅보다는 심리적인 조언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U-17 대표팀은 유니폼 색까지 일찌감치 흰색으로 정하는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세밀히 다듬는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최근 대표팀의 흰색 유니폼은 승리의 색이다. 지난 17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브라질을 격파했을 때 U-17 대표팀은 흰색 유니폼을 입었다.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을 때도 올림픽 대표팀은 흰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최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레바논과 쿠웨이트를 만났을 때도 대표팀은 흰색 유니폼으로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웠다.
선수들에겐 경기가 열리는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 또한 지난 21일 기니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익숙한 장소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U-17 축구대표팀의 최진철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