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3분기 대형 건설사들이 대체로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실적 견인의 주인공은 '주택사업'이었다. 올 초부터 주택분양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미분양 됐던 물량은 물론 신규 분양물량까지 판매되면서 매출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큰 보탬이 됐다. 다만 일부 건설사의 경우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외 프로젝트의 공기지연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연결기준 매출액 4조7114억원, 영업이익 26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10.6%,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건설의 주택공급 물량이 증가하고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규수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3분기 누적 수주 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현대건설이 거의 절반으로 감소한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76%나 급증하면서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대우건설은 주택과 건축부문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매출액은 0.7% 증가한 2조6021억원, 영업이익은 24.1% 증가한 120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택과 건축부문이 4.4% 증가한 1조2407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해외 매출은 7860억원으로 7.4% 감소했다. 신규 수주는 3분기 누적 10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대 수주고를 달성했다.
대림산업은 국내외 현장의 원가율이 크게 개선되며 영업이익 68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15% 증가한 2조3993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사업부의 경우 국내 부동산시장 회복과 더불어 동남아시아 지역 고마진 플랜트 현장의 매출 증가로 전체 실적이 개선됐다. 3분기 누적 기준 수주액은 9조4722억원으로 올해 연간 수주목표인 9조2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 증가한 1조1454억원, 영업이익은 54.7% 증가한 866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사업지의 높은 이익률과 더불어 수원 아이파크 시티 2차 등 자체사업지 미분양 주택이 꾸준히 팔리며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외주주택 사업 역시 호조세가 지속되며 건설업계 최고수준의 영업이익률(7.6%)을 유지했다.
반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지난해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액 3조4680억원, 영업손실 296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3분기 실적은 지난달 1일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 이후 처음 나온 분기 실적으로, 옛 제일모직의 3분기(7∼9월) 실적과 옛 삼성물산의 9월 실적만을 집계한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3분기 실적과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영업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해외 프로젝트의 수익성 악화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1.5%에서 -8.5%로 크게 떨어졌다. 3분기 말 기준 누적 수주액은 8조5780억원으로 올해 목표 대비 54.7%를 달성했다. 이중 주택부문은 서초우성 1차 재건축, 가락시영 재건축, 장위6구역 재개발 등에 힘입어 연간 목표액의 90.5%를 기록했다.
GS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에서는 선전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와 'PP12' 프로젝트 공사 지연 등으로 해외 플랜트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이 54.4% 감소한 110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주택건축(31.2%) 부문과 인프라(36.5%)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21.0% 증가한 2조7890억원을 기록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