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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노인 일자리 늘려야 청년도 산다"
전문가들 "중·노년 일할 여건 만들어야"…청년층 부양 부담도 줄어
입력 : 2015-11-09 오후 3:05:51
베이비붐 세대(1955~1962년생)의 노동시장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중·고령층 빈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시장적 측면에서는 노동력 이탈이 진입보다 많은 수급불균형의 예상되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중·고령층의 소득 하락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부양비용 증가가 우려된다. 
올 2분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55~64세 고용률은 65.5%로 나타났다. 남성만 따지면 78.8%로 34개 회원국 중 6위였다. 반면 이들의 노동여건은 열악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중 42.5%가 50대 이상이었다. 비정규직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50대는 2005년 15.6%에서 올해 21.5%로, 같은 기간 60대 이상은 11.2%에서 21.0%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중·고령자 일자리 구조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고령 일자리의 양적·질적 개선이 전체 일자리 개선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일자리 수준에 따른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0~64세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8.5%로 전체 평균인 32.4%보다 6.1%포인트 높았다. 또 중·고령 비정규직 중 64.9%(전체평균 54.8%)는 대표적 저임금 업종인 단순노무직이나 서비스·판매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경기 위축과 전체 일자리 규모의 축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2년 ‘베이비붐 세대 이행기의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2010년대 후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초저출산 세대(2000년대생)의 사회진출이 겹치면서 노동력의 순유출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와 같은 베이비붐 세대의 저부가가치 분야 쏠림현상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기능인력 부족, 성장동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중·고령층의 소득 감소가 장기적으로는 청년 일자리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황수경 KDI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일본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소득 감소로 고령층이 소비를 안 하면 경기는 물론 신규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건 일반적인 이야기로,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공서열과 고용보장 등 기존 노동자들의 과도한 기득권이 청년 채용을 가로막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책은 인건비 절감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임희정 현재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과 중·고령층은 한쪽이 빠지면 한쪽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제로섬이 아니다”라며 “당장 경험이 필요한 직종,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직종 등 영역이 구분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중·고령층 일자리의 질이 나빠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와 투자,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진다”며 “세대 간 타협으로 질 좋은 중·노령 일자리를 늘리는 게 장기적으론 청년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노인부양 부담 증가에 따른 세대 간 갈등이다. 2013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48.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여기에 올해 17.9명인 노인부양비는 2040년 57.2명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체적 능력을 덜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의 업무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중·노년층이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퇴 후 기대수명이 짧던 시기에 고안된 연금·사회보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고령화를 극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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