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실패가 동부건설의 매각작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의 가치가 확정돼야 동부건설의 가치도 명확해지는 만큼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무산이 동부건설의 매각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본 입찰에 단독 참여한 현대백화점은 지난 20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와 관련해 "매도인 측과 매각가격 및 세부조건에 대해 협의했으나, 이견이 있어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가격할인을 요구하는 현대백화점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KTB PE 측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500억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과 500여억원에 달하는 동부하이텍 지분(10.17%) 등 비영업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의 경우 동부익스프레스가 3100억원에 매각되면 후순위 채권 전액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인수를 포기한 현대백화점이 4700억원에 인수했을 경우 300억원 정도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후순위채권만 800억원 규모다.
이 때문에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가격이 확정돼야 동부건설의 매각가격도 자세한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지난달 30일 동부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파인트리 자산운용과 동부건설 측은 매각 관련 MOU 문구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27일 MOU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MOU 체결 후에는 전체 매각대금의 5%에 달하는 계약금을 납입하고 3주간의 본 실사를 거쳐 다음달 말 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부건설의 매각가격을 협상 중인 상황에서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가격 결정에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초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한 만큼 매각무산이라는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내달 말로 예상했던 본 계약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실패로 인해 동부익스프레스의 가치가 떨어질 경우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후순위채권의 가치도 낮아져 결과적으로 동부건설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파인트리 자산운용이 이미 1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입했고 투자자들로부터 인수대금의 일부를 확보한 상태인 만큼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매각작업이 지연될수록 득 보다는 실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내년도 사업계획 준비에 차질이 생기고 내년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내년 국내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가능하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며 "매각이 지연될수록 사내 분위기나 임직원의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실패가 동부건설의 매각작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동부건설 본사 로비 내 층별 안내도 모습. 사진/뉴스1.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