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들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 수주 비중이 가장 높은 중동 지역이 절대 감소액은 가장 컸지만, 지난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던 아프리카 지역의 감소폭이 기저효과로 인해 지난해 대비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1일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11월 누적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406억9004만7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1억4608만3000달러에 비해 31%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감소세를 보였으며, 아프리카가 중동을 제치고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아프리카 지역 건설 수주액은 6억8148만7000달러로 지난해 21억5527만5000달러에 비해 68%나 급감했다.
이어 중동 지역이 147억636만2000달러로 52% 감소했고, 중남미 지역이 39%, 유럽 지역이 37%, 태평양·북미 지역이 6% 감소했다.
지난해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포스코건설이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에보니 가스 화력 발전소를 수주했고,
대우건설(047040)도 2억8000만달러 규모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지난해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수주액이 급감한 것이다.
아시아 지역은 유일하게 수주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152억5880만2000달러에서 올해 175억1135만9000달러로 15% 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저유가 영향으로 중동 지역 국가들이 석유화학플랜트를 비롯해 인프라 사업을 축소한 반면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면서 아시아 지역 수주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그룹별 수주액을 비교해 보면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경우 56억70만9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7203만5000달러 대비 두 배 넘게 수주액이 증가했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은 172억8912만7000달러로 지난해 354억8262만2000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공종별 수주액을 보면 항만, 도로, 공항, 철도 등 인프라 분야 수주액은 67억8210만6000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33% 증가했다. 공장, 학교, 빌딩 등 건축 분야 수주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 늘었다.
하지만 정유공장, 발전소, 가스시설, 정유시설 등 산업설비 분야 수주액은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459억7252만8000달러에서 올해 235억292만2000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이외에 전기 분야는 43%, 통신은 31% 수주액이 줄었다.
조달, 설계, 감리, CM 등 건설 용역 분야의 경우 28억3068만1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가량 수주액이 늘었다. 국내 건설사의 기술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술 용역 수요가 높아진 탓이다.
또 중국을 비롯해 중앙아시아나 동구권 일부 국가 등 외국 건설사의 단독 수주가 힘든 국가의 경우 건설 용역 분야로 접근했던 국내 건설사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도 수주액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아프리카 지역의 수주액 감소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저유가 현상 장기화, 국내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등으로 전체 해외 수주액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원유집하시설 및 가압장 시설개선 프로젝트인 KOCFMP 현장 모습. 사진/SK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