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고용산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정규직은 물론 계약직 수까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또, 건설현장에 국내 근로자 대신 통계에 잘 반영이 되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면서 고용창출 100대 기업 중 건설사는 3곳만이 포함되는 등 고용의 질과 규모가 크게 악화됐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일자리 창출지수 상위 100대 기업'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고용성장지수 상위 100대 기업 중 건설사는 3곳에 불과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59위로 가장 높았으며, 동화기업(74위), 대아이앤씨(80위) 등 3곳이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전체 산업 중 0.1%에 불과한 수준이다.
건설업 취업자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산업 중 건설업 취업자 비중은 6.9%로 나타났다. 10년 전 2005년 말 7.9%였던 것에 비하면 1%p가 하락한 것이다.
건설업 근로자 수만 따지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갈수록 일자리가 감소하고 기존 인력들의 이탈이 심화되면서 고용성장지수는 전체 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건설업 취업유발계수와 고용유발계수는 고용과 관련된 지표도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유발계수와 고용유발계수는 특정 산업부문에 최종수요가 10억원 발생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와 피고용자 수를 의미한다.
대한건설협회가 발간한 올 상반기 주요 건설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유발계수 2005년 16.6명에서 2013년 13.8명으로 1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14.9%, 전체 산업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10.9% 하락하는데 그쳤다.
건설업 고용유발계수는 2005년 14.8명에서 2013년 10.1명으로 3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16.7%, 전체 산업 평균 고용유발계수는 11.1% 하락해 건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 침체가 길어지면 직접 고용 보다는 수요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서 채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었다"며 "큰 사업장의 경우 현장 직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도 고용성장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이동이 잦고 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