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LPG 중고차 일반인 판매 허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관련업계가 미소를 짓고 있다. 당장의 이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 비전은 밝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지난 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오는 2017년부터 LPG를 연료로 하고 5년이 경과한 택시와 렌터카 등의 일반인 매수가 가능해진다.
렌터카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를 두 손들어 반기고 있다. 그동안 택시 업계나 저가 수출 등에 의존했던 중고 LPG 차량 처분을 일반인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중고 LPG 차량을 일반인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가솔린 차량 등으로 개조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렌터카 시장에서 LPG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이다. 지난 10월까지 국토부에 등록된 전체 차량 중 LPG 차량 비중이 10.9%인 점을 감안하면 사용도가 높은 셈이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LPG 중고차량의 내수구조 변경을 통한 매각 수익율 제고를 꾀할 수 있게 됐다"며 "통상 렌터카 업계가 3년 주기로 차량을 매각하는 만큼 5년을 운영하는 상품을 개발해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렌터카 업계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사용 가능한 LPG 택시를 강제 폐차하거나 휘발유 차로 개조해 헐값에 넘기는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깐깐해질 차량안전 관리 강화에 의해 택시차량 교체주기를 단축할 수 있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승객에게 제공하고 운전자의 근로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 역시 직·간접적 순기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고차의 경우 최근 높아진 디젤 인기와 저유가 기조에 매년 낮아지던 LPG 차량의 소폭 반등이 점쳐진다.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국산 중고차량 중 LPG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8.8%에서 이듬해 8.6%, 지난해 8.2%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기준 7.9%를 기록하며 8%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LPG 차량 판매가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 영향을 주진 않지만 기존 수요층에 중고 LPG 매물을 찾는 신규 수요를 더해 한층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LPG 라인업 비중이 미미한 완성차 업계도 법안 통과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중고차 처분의 어려움은 신차 판매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이번 법안 통과가 중장기적 LPG 신차 판매 증가에 순기능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015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르노삼성 LPG 차량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해 개발된 도넛형 탱크를 구경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