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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생계비 반영해야" 경영계 "식대도 포함해야"
민주노총·한국경총, 최저임금 개선방안 놓고 입장차
입력 : 2015-12-10 오후 5:13:48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저임금 제도개선 방안을 놓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개최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노동계는 생계비를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기업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정기상여금과 교통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먼저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따라 최저임금의 절대적 수준인 생계비를 먼저 설정하고, 합리적으로 계측된 생계비를 최저임금 결정의 우선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지표로는 통계청 자료에 근거한 미혼 단신노동자의 실태생계비가 활용되고 있는데, 이 실장은 “최저임금이 제시된 실태생계비를 상회한 경우도 없었고, 실태생계비의 일정 수준 혹은 증가율이 최저임금 결정에 직접적인 지표로 활용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실장은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이 지난달 내놓은 ‘최저임금이 가계에 기업에 미치는 영향-한국 사례‘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미만 혹은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노동자 중 절대다수가 핵심소득원이고, 이들 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가 3명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최저임금의 절대적 수준을 설정하는 생계비는 이와 같은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경제적 실태를 감안해 ‘가구원 수를 고려한 생계비’가 주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이어 “저임금노동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의 본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생계비를 실제 최저임금 결정의 기초인 절대적 수준 설정을 위한 우선 원칙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며 ”생계비 조사는 그 동안 미혼 단신노동자 생계비만 조사했던 관행을 극복하고, 최근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의 경제적 실태를 반영해 ‘가구원 수를 고려한 생계비’ 조사로 확대돼 관련 자료가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동욱 한국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미국과 영국 등이 상여금 또는 숙박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하고 있는 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기업 부담이 심화하고 있는 점,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임금을 둘러싼 법·제도 변화에도 최저임금은 다른 범위로 산정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이 실제 지급하는 상여금과 숙박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적발될 가능성이 높은 점, 내·외국인 근로자가 동일하게 최저임금 또는 이를 상회하는 임금을 받고 근로하더라도 외국인 근로자는 관행상 숙박비를 제공아 실제 받아가는 임금이 내국인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점 등을 언급하며 ”식대와 교통비 등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생활 보조적 임금뿐 아니라 현물급여도 환가해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지역별 임금격차 등을 고려한 사업종류·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고령층이나 저연령층, 신규채용 근로자 등에 대해서도 감액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김 본부장은 고령층이나 저연령층 근로자의 생산성이 저조해 낮은 임금을 적용해야 취업이 용이하고, 신규채용 근로자가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기간을 부담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수습근로자에 대해 그는 “감액적용률도 최소 30% 이상으로 설정하고 수습 사용기간도 현행 3개월에서 최소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정년이 57.1세임을 감안할 때 최소한 55세 수준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이 감액 적용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비업이 주를 이루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일자리에 대해서도 감액규정 재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민주노총과 공공부문노조 회원들이 지난 10월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중단 및 공공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최저임금 현실화와 관련한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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