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믿었던 내수시장서 위기를 맞은 국내 완성차 업체가 새해 시작과 함께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공세에 나선다. 볼륨 신차 공백을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대차 아이오닉과 쌍용차 티볼리 롱바디, 기아차 K7 등 3종의 신규 차량과 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된다. 쌍용차 SUV 라인업 상품 개선 모델 4종과 한국지엠 스파크 스페셜 에디션까지 합치면 총 8종에 이른다. 지난해 1월 국산 신차가 티볼리 1종에 그쳤던 것에 비해 발 빠른 행보다.
연초 잇따른 국산 신차 출시는 내수 시장 역신장 전망에 따른 위기감 감지로 풀이된다. 최근 2년간 평균 6%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올해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째 지속된 수출량 감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내수 시장 축소에도 수입차는 여전히 한 자릿수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들이 새해 시작과 동시에 고삐를 움켜쥔 것.
국산차 업계는 올해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차와 SUV를 비롯해 오랜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까지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아이오닉의 사전판매를 지난 5일부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포문을 연 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연달아 출시, 선도 기업의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3월 하이브리드 전용 SUV '니로'를 준비 중인 기아차는 이달 말 7년만에 준대형 세단 K7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경쟁 차급인 현대차 그랜저의 모델 노후와 한국지엠 임팔라의 물량 부족을 호재 삼아 초반 흥행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달에는 지난해 하반기 유로6 대응을 위해 일시 단종에 돌입한 모하비가 채비를 마치고 8년만에 완전 변경모델을 선보인다.
쌍용차는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전체 판매를 주도한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을 출시한다. 지난해 역대 최대 내수판매를 주도한 모델이지만 소형 SUV 특성상 부족했던 적재 공간을 대폭 확대해 고객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이밖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역시 국내 첫 선을 보일 차량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르노삼성은 3월 출시가 예정된 중형 세단 탈리스만에 대한 정보를 이달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고, 한국지엠은 전기차 볼트의 출시 시기를 2분기 전후로 고민 중이다. 6월 개최되는 부산국제모터쇼 전시 차량을 조율 중인 만큼 신형 말리부 역시 비슷한 시기 출시가 점쳐진다.
반면 초반 공세에 비해 부족한 볼륨 모델은 국산차 흥행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 아반떼·투싼, 기아차 K5·스포티지, 한국지엠 스파크, 쌍용차 티볼리 등에 비해 현재까지 공개된 올해 라인업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나 신규 세그먼트 차량, 전기차 등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판매량이 검증되지 않은 모델들"이라며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모델들의 흥행이 올해 국산차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을 시작으로 연초 잇달아 출시를 대기 중인 국산 신차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K7, 롱바디 버전이 출시될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탈리스만).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